아프리카 빈곤층 자체 의료보험 인기

  • 입력 2005년 8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아프리카 세네갈의 한 빈곤층 가정의 공동체 의료보험 카드. 공동체 의료보험은 가족 단위로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 제공 뉴욕타임스
아프리카 세네갈의 한 빈곤층 가정의 공동체 의료보험 카드. 공동체 의료보험은 가족 단위로 가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 제공 뉴욕타임스
국가의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아프리카 빈곤층 사이에서 ‘공동체 의료보험’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공동체 의료보험은 국가나 민간 보험회사의 의료보험 서비스가 발달하지 않은 아프리카에서 지역 주민들이 소규모 의료보험 조직을 구성해 매달 일정 금액의 보험료를 부담하고 의료 서비스를 받는 제도.

‘마이크로 보험’이라고도 알려진 이 제도는 빈곤층 금융 공동체인 ‘마이크로 크레디트(무담보 무보증 소액대출)’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온 것으로 2년 전 세네갈에서 처음 등장한 뒤 주변국으로 급속도로 번져 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아프리카에서 조직된 공동체 의료보험은 5만 개 안팎. 아프리카 서부지역 11개 국가에서 20만 명의 주민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공동체는 대개 50∼100명의 가입자를 두고 있으며 몇 개의 공동체가 결합된 1만 명 규모의 대형 마이크로 보험도 등장했다.

아프리카 주민들이 너도 나도 공동체 의료보험 설립에 나서고 있는 것은 기아와 빈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등으로 의사의 손길이 필요한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국가 의료보험의 혜택은 소수 특권층에 집중돼 있기 때문. 지난해 국제노동기구(ILO)의 조사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 주민은 10% 미만으로 주로 정부기관 공무원들에게 한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체 의료보험 가입자에게는 보험카드가 발급되며 진료계약을 한 지역 병원에서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진찰을 받을 수 있다. 가난한 지역이니만큼 비가입자가 보험카드를 위조해 치료를 받는 사례도 매년 5만 건 이상씩 발생한다. 공동체는 비가입자 진료를 적발해 내기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에 감시 인원을 파견하고 있다.

가입자들이 낼 수 있는 보험료가 소액인 만큼 의료 서비스의 종류도 한정된 것이 단점. 가입자 20만 명 중 70% 이상이 매달 미화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보험료를 부담하다 보니 말 그대로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동체가 대부분이다. X선 촬영과 초음파 검사를 제공하는 의료보험 공동체는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