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 빈자리 ‘유력한 카드’ 이언 포터필드 부산감독

  • 입력 2005년 8월 2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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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코틀랜드 출신 이언 포터필드(59)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의 도중하차로 흔들리는 한국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 ‘0순위’로 떠올랐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극비로 차기 사령탑을 물색하고 있지만 ‘사실상 포터필드 감독이 내정됐다’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 2006 독일월드컵과 그 이후=현재 한국축구가 위기라는 평가의 진원지는 최근 흔들리고 있는 대표팀. 하지만 협회 관계자들을 포함한 전문가들은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준비도 중요하지만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발등의 불’인 9개월여 남은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가장 효율적으로 통솔하고 월드컵 이후의 한국축구도 이끌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 해답으로 포터필드 감독이 강력하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럽 축구에 정통하고 3년간 한국축구도 경험해 봤기 때문에 ‘해외파냐 국내파냐’란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최적의 카드라는 분석이다.

● 왜 포터필드냐?=포터필드 감독은 첼시와 볼턴 등 잉글랜드 명문 클럽 팀과 잠비아 짐바브웨 오만 트리니다드토바고 대표팀을 이끈 명장. 그는 1993년 잠비아를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1999년엔 트리니다드토바고를 맡아 2000년까지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33경기에서 20승 6무 7패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0위에서 24위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포터필드 감독은 2002년 말 재정 악화 때문에 해체위기까지 맞았던 부산을 맡아 잉글랜드축구와 한국축구를 접목시켜 2004 FA(축구협회)컵 우승, 2005 K리그 전기리그 우승 등을 이끌었다.

포터필드 감독이 잉글랜드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절친하다는 것도 협회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대목. 최근 퍼거슨 감독은 포터필드 감독에게 박주영(FC서울)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 K리그 성공스토리=포터필드 감독은 철저한 실력 위주의 선수 기용으로 정평이 나있다. 체력 테스트와 훈련 내용을 체크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를 가려내 벤치를 지키게 한다. 아무리 유명한 스타라 해도 똑같은 승리 수당을 지급한다. 이렇다 보니 모든 선수들이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부산의 우승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한편 포터필드 감독은 “아직 축구협회로부터 어떤 공식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고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하지만 부산 구단의 한 관계자는 “그가 국가대표팀과 클럽팀 감독으로서의 자신의 입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전문가들 기대반 우려반 “현실적으로 최선의 선택” “월드컵 경험 없는데…”▼

“한국축구를 잘 알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언 포터필드 부산 아이파크 감독의 한국대표팀 사령탑 가능성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이란 반응을 나타냈다.

김주성 MBC 해설위원은 “포터필드 감독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부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해외파 감독으로서 한국축구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대표팀도 잘 이끌 것이라고는 확언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용수(세종대 교수) KBS 해설위원은 “솔직히 포터필드 감독을 선택한다면 황당한 결정이라고 본다. 외국인으로서 3년 동안 K리그를 접했기 때문에 한국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큰 장점이다. 하지만 공격보다는 수비 위주의 플레이로 K리그에서 재미없는 축구를 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 이 위원은 “2006 독일월드컵을 뛰어넘어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을 주문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한국축구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9개월이란 짧은 시간에 한국축구를 이해하고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이미 검증 받았다. 또 최소 2개의 유럽 팀과 맞붙는다고 볼 때 유럽축구에 대한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월드컵 경험이 없다는 게 핸디캡이다”라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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