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고르기, 집 사는 정성 들여야

간접투자 계좌 수가 700만 개를 넘어섰다. 한 집 걸러 한 가정이 펀드 계좌를 갖고 있을 정도로 펀드는 친숙한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펀드는 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투자 상품이다. 은행 예금과 달리 연 20∼30% 수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실적이 나쁘면 원금이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인생 전반에 대한 계획과 자산 배분전략 없이 무작정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묻지 마 투자’와 다를 바 없다.

전문가들은 올바르게 펀드에 투자하려면 △목적을 정하고 △위험을 줄이며 △발품을 팔아 펀드에 가입하는 3단계를 반드시 거치라고 조언한다.

○ 투자 목적을 분명히 하자

펀드에 넣을 돈이 어떤 돈이고, 나중에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또 자신의 나이와 가족사항, 재산상태 등을 고려해야 한다.

30대 직장인이 노후자금으로 사용할 목적이라면 호흡이 길고 안정적인 펀드를 골라야 한다. ‘2년 뒤 내 집 마련을 위해 모험을 감수하겠다’는 생각이라면 공격적 성향의 펀드를 선택해도 좋다.

재테크에 실패하면 재기의 발판이 거의 없는 고령의 퇴직자는 안정성을 높이는 게 우선이다. 고소득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전문직 종사자라면 성장성에 중점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

투자 목적이 분명해지면 목표 수익률을 계산한 뒤 투자금 규모까지 쉽게 정할 수 있다. 몇 달 뒤 써야 할 돈이라면 은행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넣어 두는 게 좋다.

○ 위험을 줄이자

‘위험 관리는 펀드 가입의 처음이자 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펀드 선택에서 중요하다.

위험을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분산 투자. 여러 개 펀드에 나눠 가입하는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와 시차를 두고 여러 차례 나눠서 투자하는 ‘시간 분산 투자’가 있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때에는 자신의 나이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대략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만큼의 비중으로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라고 권한다. 40대라면 여유 자산의 60%를 주식형 펀드에 넣고 나머지를 안전한 채권형이나 MMF 등에 투자하는 식이다.

또 1억 원의 자금이 있을 때 3000만 원, 3000만 원, 4000만 원으로 나눠 세 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펀드에 가입하는 게 좋다.

주가가 올랐을 때 캠페인이나 광고에 현혹돼 가입했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절망하면서 해약하는 것은 자주 볼 수 있는 실패 사례.

○ 발품을 팔아 펀드를 고르자

투자 목적과 투자금 규모, 투자 기간 등이 정해지면 이제 그에 맞는 펀드를 찾아야 한다. 금융회사에 가서 이른바 ‘아무거나’에 가입하는 것은 최악의 방법이다.

목적에 맞는 펀드를 찾기 위해서는 ‘집을 한 채 산다’는 생각으로 여러 형태의 펀드를 이해하고 발품도 팔아야 한다.

우선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특징을 살펴봐야 한다. 자산운용협회나 제로인, 한국펀드평가, 모닝스타코리아 등 펀드 평가 회사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자산운용사와 펀드 성적표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 신문에 소개되는 펀드의 특징을 체크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펀드 유형별 수익률 베스트 10▼ (단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