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모모’ 작가 미하엘 엔데 삼순이 덕분에 인기몰이

  • 입력 2005년 8월 25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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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로 타계 10주기를 맞는 독일 작가 미하엘 엔데(1929∼1995·사진)가 ‘김삼순 바람’을 타고 한국 독서계에서 떠오르고 있다. 그의 대표작 ‘모모’가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도움을 받아 7월부터 7주째 베스트셀러 1위(한국출판인회의 집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그의 다른 작품들도 잇따라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모모’는 엔데 사망 후 거의 잊혀져 가는 듯하다가 이 드라마를 계기로 최인호, 류시화, 파울루 코엘류, 무라카미 하루키 등 국내외 인기 작가들의 신작을 모두 체치고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이 책을 낸 비룡소의 박상희 사장은 “드라마에 ‘모모’가 등장할 줄은 전혀 몰랐으며 지난주 이 드라마의 작가인 김도우 씨를 처음 만났는데 그 자신이 ‘모모’에 푹 빠진 적이 있다고 하더라”며 “‘모모’가 주인공 삼순이와 애인 삼식이 사이를 굳혀주는 매개 역할을 한 게 시청자들에게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소설 ‘내 이름은 김삼순’은 7월 이후 베스트셀러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를 보면 판타지 소설인 ‘모모’ 열풍의 발단은 드라마지만 이를 끌고 가는 힘은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 작가의 지명도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엔데가 1995년 위암으로 숨지기 전까지 썼던 유작 ‘망각의 정원’이 출간됐다. 질서 정연하지만 꿈이 없는 도시 ‘노름(Norm)’과 환상적이지만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 ‘망각의 정원’에 대해 이야기한 작품이다. 또한 30편의 연작 판타지를 담은 그의 소설 ‘거울 속의 거울’도 10월 나온다. 최근 1년간 국내에서 출간된 엔데의 책은 모두 9종에 달한다.

인터넷 서점 예스24, 알라딘 등에선 ‘미하엘 엔데 10주기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아동문학 사이트 ‘푸르니닷컴’은 ‘엔데의 책갈피’라는 이름으로 메일링 서비스를 하고 있다.

‘망각의 정원’을 번역한 진정미 씨는 “엔데는 마치 연 날리는 사람 같다. 환상 세계를 나는 연을 이야기하지만 그 줄은 우리 현실과 연결돼 있다. 그게 그의 작품의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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