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콤이 KT보다 24%나 싸다” 초고속인터넷 ‘錢爭’ 어디로

  • 입력 2005년 8월 25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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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요금인하 경쟁이 시작됐다. 9월부터 일반 가정을 상대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는 파워콤이 예상대로 기존 강자인 KT와 하나로텔레콤에 비해 가격을 낮췄기 때문. 가격 할인 폭은 예상보다 작지만 데이터 전송 속도를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파워콤은 한국전력의 자회사였다가 데이콤에 인수됐으며 전국적인 초고속 통신망을 갖고 있어 통신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시장은 파워콤의 가세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전형적인 ‘레드 오션’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 파워콤의 요금인하

파워콤이 23일 정보통신부에 신고한 약관에 따르면 속도가 100Mbps(1초에 보낼 수 있는 정보의 양)인 ‘XPEED 광랜’은 3년 사용을 약속하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요금은 월 3만800원이다.

▶표 참조

이는 경쟁사인 KT에 비해 8.5%, 하나로텔레콤에 비해 5.7% 싼 수준이다. 가격차이는 연립주택을 포함한 단독주택에서 더 많이 난다. 10Mbps 기준으로 월 3만800원으로 KT(8Mbps)보다 24.4%, 하나로텔레콤(10Mbps)보다 17%나 싸다.

이 정도면 기존 가입자들이 서비스 회사 교체를 고민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당초 통신업계에서는 파워콤이 월 사용료를 2만 원 밑으로 낮춰 출혈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파워콤은 “요금을 파격적으로 낮게 하기보다는 동일한 가격에 속도를 빠르게 하는 방식으로 고객만족도를 높이겠다”며 3만 원대를 유지했다.

○ 경쟁 치열해진 초고속인터넷 시장

시장점유율 2위인 하나로텔레콤은 올해 1분기(1∼3월) 51억 원 흑자를 냈다가 2분기(4∼6월) 330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빼앗긴 가입자를 되찾기 위해 2분기에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마케팅 비용이 1분기에 비해 130억 원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시장은 2003년부터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지 않아 연간 성장률이 5∼7%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파워콤이 9월부터 영업을 시작하면 KT(시장점유율 51%), 하나로텔레콤(두루넷 포함 31%)의 가입자를 빼앗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

가입자를 빼오려는 파워콤과 이를 지키려는 KT, 하나로텔레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속도는 8∼10Mbps로 비슷하지만 가격은 월 1만5000∼1만7000원으로 약 50% 싸게 서비스하고 있어 통신업체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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