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중국-인도 삼각편대 시동

  • 입력 2005년 8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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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중심으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항하는 러시아-중국-인도의 ‘삼각군사동맹’이 강화되고 있다. 18∼25일 실시되는 러시아와 중국의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미국 등 주변국이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10월에는 러시아와 인도가 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서방의 무기수출 제한조치로 중국과 인도군 대부분은 러시아제 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어 세 나라 군대는 무기체계까지 비슷하다.

○ 러시아 병력, 중국 역내 첫 공식 진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러시아군의 중국 이동 승인명령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공군의 수호이 전폭기와 지상군 병력을 실은 일류신 수송기가 이날 선발대로 훈련 예정지인 중국 산둥(山東)반도에 도착했다. 러시아군 병력의 중국 영토 내 진입은 사상 처음.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함정과 잠수함도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동해∼제주도 남단을 거쳐 16일경 산둥 성 칭다오(靑島) 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몰텐스코이 러시아 지상군 부사령관을 비롯한 양국 인사들이 “이번 훈련은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거듭 해명하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 대만 등 주변국들은 불안한 시선으로 이 훈련을 바라보고 있다.

○ 러시아, 10월 인도에서 대규모 합동훈련

러시아와 인도군은 10월 인도에서 지상군과 해군을 동원한 대규모 합동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한다. 알렉산드르 콜마코프 러시아 특전사 사령관이 국방부 기관지 ‘크라스나야즈뵤즈다(붉은별)’에 공개한 훈련 시나리오에 따르면 러시아 특수전부대가 인도 서북부 라자스탄 지방의 산악지대에 낙하해 인도 육군과 합동으로 게릴라를 소탕하는 가상훈련을 벌인다는 것. 동시에 양국 해군도 인도양에서 ‘해적’ 소탕 훈련을 실시한다.

이 훈련에 참가하는 병력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양국군은 내년에는 러시아 영내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러-중-인의 군사 협력은 주로 러시아제 무기 도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러시아의 전체 무기 수출에서 83%를 중국과 인도가 차지했다. 하지만 앞으로 합동군사훈련과 분쟁 지역에 대한 공동 파병 등 직접적인 군사협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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