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 성기노출 ·시어머니 뺨때린 방송 사상최고 중징계

  • 입력 2005년 8월 12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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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盧成大)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 TV 생방송 가요순위 프로그램 ‘음악캠프’와 KBS 2TV 일일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 △해당 프로그램의 중지 △방송편성 책임자 또는 해당 방송 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징계 등 3가지 제재를 내렸다.

‘음악캠프’는 최근 생방송 도중 성기 노출 사고로,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방영해 물의를 빚었다.

이번 징계는 지난해 9월 바뀐 방송심의 규정에 있는 3개 제재 조항을 모두 적용한 것으로 사상 최고 중징계다.

그러나 ‘해당 프로그램 중지’ 징계는 프로그램 폐지가 아니라 문제가 됐던 횟수의 재방영을 금지하는 것이어서 실효성이 없다.

방송위는 징계 조항이 지나치게 약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앞으로 음란 패륜 등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방송 내용에 대한 벌과금 등 경제적 제재 조치를 내리고 문제를 일으킨 PD와 출연자를 일정 기간 방송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관련 법규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BS, MBC, SBS는 이날 방송위의 징계 결정에 앞서 ‘책임을 통감하며 방송의 공익성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공동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방송 3사는 성명에서 “최근 일부 프로그램의 불미스러운 사태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데 대해 큰 책임을 느낀다”며 “방송의 공적 책임과 윤리를 저버렸다는 시청자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방송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실효 있는 자체 심의가 이뤄지도록 제반 규정 정비 △프로그램 사전 모니터 기능 강화 △생방송 돌발사고 예방장치 마련 △제작진의 책임의식 고양 등을 약속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반(反)지상파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방송 3사 정책 관련 팀장들이 모여 성명서 발표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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