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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0돌 행사 ‘찢어진 잔치’ 되나…곳곳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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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0돌 행사 ‘찢어진 잔치’ 되나…곳곳 불협화음

입력 2005-08-12 03:08수정 2009-10-0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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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돌린 보수와 진보 단체들, 행사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는 정부와 서울시, 태극기와 ‘대한민국’이 없는 남북축구대회….

광복 60주년을 맞아 열리는 8·15 행사를 둘러싸고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빚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온 국민이 축하해야 할 행사가 ‘혼란스러운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될까 걱정하고 있다.

▽이념 갈등=이번 광복절에도 보수와 진보 단체가 각각 따로 행사를 마련했다.

진보단체는 14∼17일 ‘자유평화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축전’을 연다. 민족대축전은 8·15 남북통일 축구경기를 시작으로 통일대행진, 축하공연, 체육·오락경기 등을 서울 곳곳에서 갖는다. 이 축전에는 남측 대표단 400명과 북측 200명, 해외 동포 150명 등 모두 750명이 참석한다. 2001년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 ‘통일연대’ 등이 연합해 결성한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가 축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보수단체들은 두 파로 나뉘어 15일 별개의 집회를 갖는다. ‘국민행동본부’는 이날 낮 12시 서울역 광장에서 광복절 기념집회를 열고, ‘반핵반김국민협의회’ 소속 단체들은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북핵폐기·북한해방을 위한 국민대회’를 개최한다. 서정갑(徐貞甲) 국민행동본부장은 “서로 노선이 달라 함께 집회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들만의 잔치=14, 16일 열리는 남북통일축구대회에서 관중들은 태극기를 흔들거나 ‘대한민국’을 외쳐서는 안 된다.

축전 공동준비위원회는 “모든 유인물, 현수막, 깃발 등 응원 도구와 선전에 이용되는 개별 물품을 경기장에 반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응원단 ‘붉은 악마’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우리 단체와 성격이 맞지 않는 것 같아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준비위는 입장권 6만5000장 가운데 대한축구협회에 제공한 1만 장을 제외한 5만5000장을 220여 회원 단체를 통해 배포하기로 했으나 비난 여론이 일자 11일 낮 12시부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7000명에게 배부했다.

준비위는 연세대에 대학 시설을 집회 장소와 숙소로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연세대는 10일 성명을 통해 이를 거부했다. 연세대는 “외부인들이 학교 시설을 사용하면 교육 분위기가 훼손되고 학교에 물적 정신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경전=기념행사를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광복절인 15일 경복궁부터 숭례문에 이르는 도로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3개의 행사가 열린다. 문화관광부가 낮 12시∼오후 6시 경복궁 앞에서 ‘차 없는 거리축제’를, 행정자치부가 오후 7시 10분∼9시 숭례문 광장에서 ‘새로운 시작, 평화의 노래’라는 대중음악회를 연다. 서울시는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오후 7시 30분∼9시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회를 개최한다.

행자부와 서울시는 같은 시간대에 음악회가 500m 정도 거리를 둔 곳에서 각각 열리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행사시간대 교통 통제 여부도 논란 대상이다. 서울시는 “경찰이 중앙정부의 행사장인 경복궁 앞과 숭례문 광장 주변의 교통은 통제하면서 서울광장 주변의 교통 통제는 해주지 않는다”고 항의하고 있다. 자칫하면 자동차 소리에 서울시향의 연주가 파묻힐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서울 도심의 행사장 주변 도로를 전면 통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서울시 행사만 통제하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혼란스러운 시민=회사원 김재훈(33) 씨는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하는 광복절 행사마저 이해관계에 따라 나눠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광복절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회사원 장혜영(31·여) 씨는 “광복절 행사만이라도 갈등 없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좋겠다”며 “편을 가르지 않고 뜻을 모으는 일이 그렇게 어려우냐”고 반문했다.

주부 박미란(42) 씨는 “광복절을 기념하는 축구경기에서 태극기와 ‘대∼한민국’이 안 된다는 것은 무슨 이상한 주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ID ‘ds5nuj’)은 “침묵 관전은 해외 토픽감”이라고 꼬집었다.

정부와 각종 단체의 광복 60주년 기념행사
날짜시간행사 내용장소주최
14일오전 10시북측대표단 도착인천공항-
오후 5시 15분∼6시 40분민족대축전 개막식서울월드컵경기장대표단 및 참관단일반참가자
오후 7∼9시남북통일축구(남자)
오후 5∼11시광복 60주년 전야제서울 세종로 일대광복60주년기념 문화사업추진위원회
15일
오전 9시광복절 중앙경축식광화문 행정자치부
낮 12시광복절 기념식서울역 광장국민행동본부
오후 3시북핵폐기 북한해방을위한 국민대회광화문 일대반핵반김국민협의회
낮 12시∼오후 6시차 없는 거리축제경복궁 앞문화관광부
오후 5시∼6시 30분남북축하예술공연세종문화회관대표단 및 참관단
오후 7시 10분∼9시대중음악회숭례문 앞행정자치부
오후 7시 30분∼9시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회서울광장서울시
16일오후 5∼6시민족대축전 폐막식장충체육관대표단 및 참관단
오후 6∼8시남북통일축구(여자)고양종합운동장대표단 및 참관단일반참가자
주최 단체가 명시되지 않은 행사는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 행사임.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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