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측 “삼성이든 어디든 불법자금 받았겠나…”

국가안전기획부의 불법도청 녹취록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7년 대선 때 삼성 측에서 정치자금을 받은 ‘정황’이 나온다.

예컨대 “DJ가 어떻게 될지 몰라 괄시를 못하고 더블플레이를 한다”, “우리가 지난번 DJ한테 한 것은 일절 얘기가 안 나온다”는 등이다.

DJ 측 최경환(崔敬煥) 비서관은 24일 삼성 자금을 받았는지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이 정치를 해오면서 불법자금을 받고 거래하고 했으면 견딜 수 있었겠느냐”고만 말했다. 그는 ‘DJ가 안기부 녹취록 보고를 받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어른이 관련 보도를 다 보니까 우리가 특별히 보고한 게 없다. 우리도 신문에서 보고 아는 정도다”라고 전했다.

X파일에 DJ 측 인사로 유일하게 등장하는 동교동 측 인사인 K 전 의원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중앙일보 홍석현 사장은 “K가 우리(삼성)가 이회창 쪽에 한 것에 대해 ‘확실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한편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삼성의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해 당시 여야 대선후보는 이에 대한 솔직한 자기고백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국회의 진상규명 절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