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2% 절상]단행 배경-한국경제 영향

  • 입력 2005년 7월 22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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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1일 갑작스럽게 자국 통화인 위안화 평가절상과 환율제도 변경을 결정함으로써 그 배경과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위안화 평가절상이 달러당 원화 환율이나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원화 가치가 다른 국가의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데다 대(對)중국 수출과 제3국 수출의 효과가 상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왜 갑자기 올렸나

중국은 올해 초부터 미국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강하게 받으면서도 지금까지 버텨왔다.

그러나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웃도는 9.5%를 나타낸 데다 이 같은 고도성장이 주로 수출 급증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더 이상 절상을 미루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올 상반기 수출은 32.7% 급증했으며 이는 미국 달러화에 사실상 고정돼 저평가된 환율 덕이 크다는 것이 미국 등의 주장이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수출 증가로 경제의 대외 무역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이 위안화 절상 카드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2년 51%였던 중국의 대외 무역의존도는 지난해 70%까지 높아졌다.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는 중국의 외환보유액 급증으로 이어졌다. 올해 3월 말 6591억 달러였던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6월 말 7110억 달러로 불과 석 달 만에 500억 달러 이상 늘어났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51% 급증한 것이다.

중국이 지금까지는 높은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하고 있지만 이처럼 막대한 무역흑자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9월 미국 방문을 앞두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위안화 절상이란 ‘선물’을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 큰 변동 없을 듯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그동안 위안화 절상설이 나올 때마다 크게 하락(원화가치 상승)하곤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달러당 원화 환율이 이번에는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申민榮) 연구위원은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3∼5% 선을 예상했는데 절상 폭이 비교적 작아 원-달러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許贊國)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도 “원화가 이미 많이 절상돼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제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제3국 시장 수출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앞으로 위안화 평가절상이 계속돼 위안화 가치가 10% 정도 높아지면 국내 수출이 1년간 20억∼24억 달러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국을 경유한 제3국으로의 우회 수출이 줄어 전체적인 무역수지는 별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역협회는 특히 국내 업체보다는 중국에 진출한 현지법인들의 타격이 우려된다며 이들의 위안화 차입 비중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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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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