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작곡가 노영심 나이 뛰어넘는 ‘10년 우정’

  • 입력 2005년 5월 30일 0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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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 음반 ‘해바라기 연가’ 발매 기념 낭송회를 위해 28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에서 만난 노영심(왼쪽)과 이해인 수녀는 “이 음반이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아인미디어
시낭송 음반 ‘해바라기 연가’ 발매 기념 낭송회를 위해 28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에서 만난 노영심(왼쪽)과 이해인 수녀는 “이 음반이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아인미디어
이해인(李海仁·60) 수녀는 얼마 전 e메일 아이디를 ‘포엠걸(poemgirl)’로 바꿨다. 나이를 뛰어넘어 10년째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노영심(盧英心·37) 씨의 별명 ‘피아노걸’과 짝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최근 두 사람은 시낭송 음반 ‘해바라기 연가’를 내놓았다. 28일 오후에는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음반 발매 기념 낭송회도 열었다. 이날 800명이 넘는 청중이 목소리와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화음’에 귀를 기울였다.

“올해는 수녀님의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가 세상에 빛을 본 지 30년이 되시는 해예요. 수녀님이 만 예순이 되는 해이기도 하고요. ‘해바라기 연가’는 그동안 수녀님의 시력(詩歷)을 정리하는 의미를 가집니다.”(노영심)

옆에 선 이 수녀는 손을 내저었다.

“아휴∼ 아닙니다. 그런 것보다는 노래방 문화가 판치는 세상에 좋은 시를 널리 퍼뜨리고 싶어서….”

내내 수줍어하던 이 수녀는 얘기가 시낭송에 이르자 “어렸을 적부터 ‘낭독의 표준’이라고 불릴 만큼 시낭송에 자신 있었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국어 시간에 선생님이 책을 읽으라고 시키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틀리지도 않았죠. 이번에도 NG 없이 5시간 연속으로 녹음했답니다.”(이해인)

‘해바라기 연가’는 그동안 이 수녀가 발표한 9권의 시집 가운데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파도여 당신은’ 등 가장 많이 애송된 26편의 시에 노 씨의 피아노 연주를 얹어 두 장의 CD로 구성한 음반.

“수녀님을 놀림반, 진담반 ‘시(詩)녀님’이라고 부를 만큼 이 수녀님의 낭송 실력은 빼어납니다. 이번 시낭송 음반이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선물’이 되길 바랍니다.”(노영심)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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