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인간 ‘외치’ 그는 샤먼이었다”

  • 입력 2005년 5월 26일 0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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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9월 해발 3000m의 알프스산맥에서 발견된 아이스 맨 외치. 몸이 전혀 부패되지 않은 냉동 미라 상태였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1991년 9월 해발 3000m의 알프스산맥에서 발견된 아이스 맨 외치. 몸이 전혀 부패되지 않은 냉동 미라 상태였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아이스 맨은 샤먼이었다.”

1991년 9월 19일 해발 3000m의 알프스산맥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국경지대의 눈과 얼음 속에서 냉동 상태로 발견된 5000여 년 전 ‘아이스 맨(얼음 인간)’ 외치.

그가 생전에 샤먼(주술치료사 또는 무당)이었다는 새로운 견해가 제기됐다. 아이스 맨의 실체와 사인(死因)이 세계 고고학계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그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고고학계와 과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 일부 고고학자와 과학자들은 최근의 연구 결과 밝혀진 몇 가지 근거를 토대로 아이스 맨이 샤먼이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들은 △아이스 맨이 의약용 버섯을 사용한 흔적이 확인된 점 △자신의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 돌로 만든 침을 사용한 흔적이 있다는 점 △외치의 몸에 그려진 평행한 선 모양의 문신이 샤먼의 장식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아이스 맨은 1991년 발견 직후 연대 측정 결과 기원전 3300년 경의 신석기시대 사람으로 확인됐다. 키는 157cm에, 40대 후반의 남자였다. 당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로 옮겨졌으나 1998년 발견 지점이 이탈리아 영토로 확인됨에 따라 이탈리아 볼차노 지역의 남부 티롤 고고학박물관으로 인도됐다. 고고학자들은 발견 지역인 외츠탈의 이름을 따서 외치라고 명명했다.

그동안 아이스 맨 연구에 있어 최대 쟁점은 ‘그는 과연 누구였고, 왜 추운 알프스에 왔으며 어떻게 죽어갔을까’ 하는 문제였다.

처음에 전문가들은 단순사고사로 보았다. 그러나 2001년 어깨에 화살 자국이 있고, 손에 상처가 있다는 점을 들어 누군가와 싸우다 죽은 것으로 보는 견해가 제시됐다.

2003년엔 호주 연구팀이 아이스 맨의 옷에 묻은 피의 DNA를 조사한 결과 서로 다른 네 명의 피가 묻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아이스 맨이 치열한 육탄전 끝에 죽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그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의문이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주장이 제기된 것. 이번 주장에 대해 고고학계와 과학계에선 아직은 단정할 수 없다며 결론을 유보하고 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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