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의 축’이 ‘악의 축’과 손잡는다?

  • 입력 2005년 5월 25일 0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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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베네수엘라 친분 과시지난해 12월 13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오른쪽)이 쿠바를 공식 방문했을 때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공항에 직접 마중을 나갔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쿠바-베네수엘라 친분 과시
지난해 12월 13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오른쪽)이 쿠바를 공식 방문했을 때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공항에 직접 마중을 나갔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지목한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때문에 골치를 앓아 온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전복의 축(axis of subversion)’이란 새로운 위협에 직면했다.

‘전복(顚覆)의 축’은 반미 사회주의를 무기로 남미의 친미 자본주의 체제들을 전복시킬 위험이 있는 쿠바와 베네수엘라를 일컫는 말.

22일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핵 개발을 위해 이란과 협조할 의향이 있다고 공언하면서 ‘전복의 축’과 ‘악의 축’ 간의 공조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우린 ‘전복의 축’이다”=쿠바계인 오토 라이히 전 백악관 남미담당 특사는 최근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중남미의 악의 축”이라며 두 나라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세계 5위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풍부한 석유 자원과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노회한 정치력이 결합해 중남미에 반미 바람을 일으키면 미국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카스트로 의장과 차베스 대통령은 “전복의 축의 위력을 보여 주겠다”며 맞서고 있다.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달 말 쿠바 아바나에서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에 반대하는 국제회의’를 주도하면서 “미국 주도의 FTAA는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는 ‘전복의 축’을 견제하기 위해 그 즈음 중남미를 순방한 ‘콘돌리자(Condoleezza)’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콘돌런스(condolence·애도) 라이스’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차베스 대통령도 그동안 부시 대통령에 대해 대놓고 ‘얼간이(jerk)’라고 비난해 왔다.

▽‘악의 축’과도 공조?=미국 LA타임스는 최근 “차베스 대통령은 카스트로 의장을 아버지처럼 여기며 ‘제2의 카스트로’를 꿈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들은 한발 더 나아가 “차베스가 카스트로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22일 연설에서 대체에너지원으로서 핵 개발에 대해 강한 관심을 나타나며 이란에 협력을 구할 의향도 있음을 표시했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3월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형제국으로서 세계를 지배하려는 거대한 권력의 불공정함에 맞설 것”이라며 반미 연대를 다짐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쿠바베네수엘라
국토면적11만860km²(한반도의약 2분의 1)91만6445km²(한반도의약 4.5배)
인구1134만 명(2005년)2537만 명(2005년)
수도·공용어아바나·스페인어카라카스·스페인어
종교가톨릭(85%)가톨릭(96%)
지도자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78세
-1959년 공산 혁명 이후 계속 집권
우고 차베스 대통령
-51세
-1999년 대통령 당선

서영아 기자 sya@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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