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솔직히 진로도 고민돼요”

  • 입력 2005년 5월 24일 03시 11분


코멘트
사진제공 이우고
사진제공 이우고
“대안학교라고 해서 학교생활이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하고 싶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진로도 고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경쟁만 강조하는 학교가 싫어서, 진짜 나의 길을 찾아보고 싶어서 대안학교를 선택한 이우고 3학년 정지윤(18·왼쪽) 양과 김정현(18) 군.

이들은 “대안학교에 대한 환상은 금물”이라며 “의미 있는 학교생활을 하려면 많은 노력과 자기관리 의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이 가장 고민이냐는 질문에 예상대로 두 학생은 “진로 선택”이라고 대답했다.

정 양은 “일단 대학에 가고 보는 일반 학생과는 달리 우리는 3년 먼저 ‘나만의 진로’를 치열하게 고민한다”며 “교과 과목과 활동에 선택권이 많아 1학년 때는 어느 쪽으로 집중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김 군은 “일반고 친구는 성적표로 성과를 보여줄 수 있지만 나는 딱히 ‘학교 다니면서 뭘 했다’고 내세울 게 없다고 느껴질 때는 덜컥 겁도 났다”며 “지금은 세미나, 공연, 캠프 등 다른 학생이 접하기 힘든 경험이 언젠가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 양은 또 “우리는 이우학교 1기라 학교 과목, 생활 방식 등이 제대로 정돈되지 않은 상태에서 생활했다”며 “학교가 어떻게 나아갈지 몰라 혼란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왜 대학 진학을 결심했을까.

성균관대 역사학과를 지망하는 김 군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한 수단으로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며 “학교의 명성보다는 교수진과 연구 방향까지 꼼꼼히 살펴 결정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심리학을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다는 정 양도 “만약 심리학이 대학에서 배울 필요가 없는 분야였다면 미련 없이 다른 길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님이 대학 진학을 권유하셨는지 묻자 두 학생은 “말씀은 안하시지만 내심 좋은 대학에 가길 바라고 계신 것 같기는 하다”며 웃었다.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