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맞수’ 이란-이라크, 영구적 평화조약 체결키로

  • 입력 2005년 5월 18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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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앙숙’ 이란과 이라크가 손을 잡았다.

양국은 17일(현지시간) 1980년 이라크의 이란 침공 이후 25년간 계속된 반목 관계를 청산하고 영구적인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데 합의했다.

두 나라의 관계 개선은 미국의 중동 전략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두 나라가 시아파라는 종교적 공통분모를 매개로 가까워질 경우 미국의 대중동 전략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카말 하라지 이란 외무장관은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이란 고위관리로는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해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제바리 장관은 회담 후 “양국의 오랜 반목은 이제 끝났으며 양국은 곧 평화조약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평화조약 초안 마련을 위해 곧 실무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하라지 장관은 “이란에 근거지를 둔 이라크 저항세력이 국경을 넘지 못하도록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라크 저항세력과 이란이 연계됐다는 그동안의 의혹을 불식하고 이라크 정치 안정화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이에 대해 제바리 장관은 “이란을 비롯한 인접국들은 이라크군이 자위력을 갖출 때까지 이라크를 보호해 주어야 할 것”이라면서 “하라지 장관의 방문으로 양국 관계에 의미 있는 새 장이 열릴 것”이라고 화답했다.

같은 이슬람 국가이지만 시아파가 지배하는 이란과 후세인 정권 시절 수니파가 권력을 잡았던 이라크는 1980년부터 8년에 걸쳐 전쟁을 치렀다. 이 기간에 양국에서 약 100만 명이 사망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으로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고 1월 총선을 통해 시아파가 집권하면서 양국은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았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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