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종합그룹으로 달린다

  • 입력 2005년 5월 6일 0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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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몸집 불리기’와 사업영역 다각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그룹은 최근 계열 철강회사인 INI스틸을 종합 철강업체로 키우고 건설사인 ‘엠코’도 자본금을 확충해 ‘종합 건설업체’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자동차 관련 전자업체를 인수하고 자체적으로 광고 대행업체도 세울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라는 진통을 거쳐 2000년 출범한 ‘현대·기아차 소(小)그룹’이 고(故)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 시절 옛 ‘현대그룹’의 위상을 되찾을 것인지 주목된다.

5일 현대·기아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한보철강을 인수해 규모를 키운 INI스틸을 2007년까지 세계 15위 수준의 글로벌 철강업체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 정몽구(鄭夢九) 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鄭義宣) 기아차 사장이 1대주주(25.06%)인 엠코는 4일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48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크게 늘렸다.

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엠코가 계열사 관련 건축공사와 건물관리를 해왔지만 앞으로 대형 국책사업, 아파트 건설사업 등에 참여해 자체 수익구조를 갖춘 ‘종합 건설사’를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정 사장의 지분을 확대해 그룹의 후계구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의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그룹은 또 독일의 지멘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옛 현대전자에서 떨어져 나온 국내 최대의 자동차 전자장치 전문업체 현대오토넷을 인수하는 협상을 예금보험공사와 진행하고 있다.

또 과거 그룹의 광고를 독점했지만 계열 분리된 뒤 해외 자본에 매각된 금강기획을 대신할 자체 광고대행사도 이르면 이달 중 설립할 계획.

기업인수와 설립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현재 26개인 그룹 계열사는 28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사업영역도 자동차-자동차 부품-철강-금융-건설-광고 등으로 다각화돼 명실상부한 ‘종합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현대·기아차 측은 최근의 사업 확대가 과거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근 그룹의 움직임은 모두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수직 계열화’의 일환이며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간다는 비전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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