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의사 상하이 ‘擧事歌’사본 햇빛

  • 입력 2005년 4월 28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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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靑(청청)한 芳草(방초)여. 明年(명년)에 春色(춘색)이 이르거던 高麗江山(고려강산)에도 다녀가오(푸르디 푸른 향기로운 풀이여. 내년에 봄기운 완연하거든 고려 강산에도 다녀가오).’

매헌 윤봉길(梅軒 尹奉吉·사진) 의사 기념사업회(회장 김덕룡 한나라당 의원)는 윤 의사가 1932년 4월 27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작성한 친필 ‘거사가(擧事歌)’ 사본을 28일 공개했다.

윤 의사는 일본의 ‘천장절(天長節·일왕생일)’ 겸 전승축하 기념식 장소인 상하이 훙커우(虹口·현 루쉰) 공원에서의 의거를 이틀 앞두고 자신의 수첩에 이 글을 남겼다.

거사를 앞둔 25세 청년의 감회가 잘 나타나 있는 이 글에서 윤 의사는 조국의 독립을 봄에 빗대 이 땅인 ‘고려강산’에도 봄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담히 표현했다.

매헌 윤봉길 의사가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 의거를 이틀 앞둔 27일 지은 ‘거사가’ 친필 사본을 조카 윤주 씨가 28일 공개했다. 연합

다음은 ‘거사가’ 전문.

‘처처(처처)한 芳草(방초)여/明年(명년)에 春色(춘색)이 이르거던/王孫(왕손)으로 더불어 같이 오게/靑靑한 芳草여/明年에 春色이 이르거던/高麗江山에도 다녀가오/多情(다정)한 芳草여/今年(금년) 四月二十九日에/放砲一聲(방포일성)으로 盟誓(맹세)하세.’

한편 기념사업회는 29일 오전 윤 의사의 ‘상하이 의거’ 73주년 기념식을 국내와 상하이에서 동시에 열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 공원 내 ‘매헌기념관’에서 기념식을 갖고, 같은 시간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도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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