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어닝 쓰나미’ 오나…다시 닮아가는 韓美증시

  • 입력 2005년 4월 13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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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가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증시가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았다. GE, IBM, 인텔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이 올해 1분기(1∼3월) 실적을 잇달아 발표하는 것.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한국과 미국의 주가가 거의 같이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어 미국의 기업 실적 발표가 국내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의 1분기 실적 악화 예상치는 이미 국내 주가에도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투자자들은 지난 실적보다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미국 반도체회사 AMD가 13일(현지 시간)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어 이달 중순 GE, IBM, 코카콜라, 야후, 인텔, GM 등 미국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이 차례로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은 미국 증시를 움직인 뒤 다시 한국 증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반투자자들도 국내 기업의 실적 못지않게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현재까지는 미국 기업들 가운데 정보기술(IT) 업종은 실적이 나쁘고, 에너지와 소재 업종은 좋게 나올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교보증권 이우현 수석연구원은 “미국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며 이미 국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면서 “미국의 금리 추이 등 전반적인 미국 경기의 흐름을 보고 다소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과 미국 주가 동조화 추세=올해 1, 2월 국내 주가와 미국 주가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떨어지는 데 비해 국내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급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증시가 탈(脫)동조화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3월 중순 이후 양측 주가가 다같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다시 동조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책임연구원은 “2002년과 2004년의 경험에 비춰 보면 한미 주가가 따로 움직이는 기간의 한계는 3개월”이라면서 “이번에도 미국 증시가 안 좋은데 한국 증시만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국 증시가 차별화되기보다는 유가, 세계 경기, 금리 등에 의해 두 국가 모두에서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횡보 또는 하락 흐름에서 당장 벗어나기 어려워 보이는 만큼 국내 증시도 이런 흐름과 같이 움직인다면 당분간 지수가 오름세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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