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지자체 순례]<14>인천

  • 입력 2005년 4월 10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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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안상수(安相洙) 인천시장은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를 방문해 세계적인 금융·부동산 회사인 모건스탠리의 크리스토퍼 니하우스 사장을 만나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니하우스 사장은 “투자 파트너로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4개월 후인 올해 3월 7일 모건스탠리는 송도국제도시의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맡고 있는 미국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의 합작회사인 송도신도시개발유한회사(NSC)의 주식 지분 취득을 통해 1500만 달러(약 15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올해 인천시의 캐치프레이즈는 ‘바이 인천(Buy Incheon)’이다.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인천 경제의 부흥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그 축은 두 가지. 송도국제도시, 영종지구, 청라지구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을 본격화하는 것과 상대적으로 낙후된 옛 도심권을 개발하는 도시재생사업이다.》

▽본궤도 오른 경제자유구역=10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송도국제도시의 첨단바이오 단지 내 ‘셀트리온’. 3만여 평의 터에서는 3∼5층 높이의 관리동, 연구동, 생산동 건물들이 4월 말 준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셀트리온은 에이즈 백신 개발업체인 미국의 박스젠과 넥솔바이오텍, 한국의 KT&G의 합작법인. 이곳에서는 연말부터 관절염 치료제, 폐렴 백신 등을 생산해 세계 메이저 제약회사에 수출하게 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가동은 한국 바이오산업을 10년 이상 앞당겨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3km 떨어진 국제업무지구(167만 평)에서는 지난달 7일 착공한 컨벤션센터의 기초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NSC가 사업을 주관하는 이곳은 최근 미국 쇼핑센터 운영회사인 타우브만이 대규모 쇼핑센터를 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미 미국 하버드 어드바이저리 그룹이 유치원과 초중고교생 2100여 명을 수용하는 국제학교를, 필라델피아대 의대가 국제병원을 건립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세계적 골프디자인 회사인 잭 니클로스사도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사업 규모가 4184만 평인 영종지구 첨단물류산업단지(112만 평)에는 세계적 물류기업인 DHL과 TNT사가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밝혔고 이미 본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현재 3건의 프로젝트는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우선 화교집단인 한국중화총상회는 영종도 운북동 100만 평에 2008년까지 전통 중국식 도시인 차이나시티를 지을 계획이다.

영국 아멕사는 20억 달러를 투자해 인천국제공항 인근 120만 평에 2010년까지 복합레저타운을 짓기로 했다.

영국 명문 사립학교 재단인 노드 앵글리아는 2007년까지 2000만 달러를 투자해 영종도에 외국학교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청라지구(541만 평)에는 GM대우자동차가 703억 원을 투자해 올 상반기 중 공사에 들어가 주행성능 시험장과 연구시설(14만 평)을 2006년 완공할 계획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김령(46·金嶺) 투자유치 1과장은 “올해는 그동안의 투자유치 노력이 결실을 보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매년 20억 달러의 외자유치가 이뤄지고 연간 5000여 명의 고용 창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구 조화를 위한 도시재생사업=인천시는 경제자유구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침체된 옛 도심 개발사업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올해부터 2012년까지 5조 원을 들여 추진되는 경인고속도로와 경인전철 등 2개 축을 중심으로 한 개발사업이 그것.

시는 우선 경인고속도로를 축으로 서구 가정동 일대 28만 평을 재개발하는 가정뉴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좌 나들목 주변(서구 가좌동 일대 9만6000평 규모) 주거지 정비사업과 고속도로 종점 구간인 남구 용현, 학익지구 78만 평도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개발된다.

경인전철 축으로는 부평역 인근 18만5000평 규모의 미군기지가 2008년까지 경기 평택시로 이전함에 따라 주거지와 문화 중심지로 개발하고, 제물포역과 주안역 일대는 각각 문화 및 영상·패션 특구로 개발하기로 했다.

인천항, 월미도 해안, 차이나타운 등이 몰려 있는 인천의 대표적 옛 도심인 중구 북성동과 항동 일대도 도심균형발전사업이 추진된다. 중구 월미도∼인천역∼차이나타운∼신포동 5.9km 구간에는 노면 전차가 2011년에 운행될 예정이다.

인천시 손해근(孫海根·54) 도시균형건설국장은 “옛 도심권과 경제자유구역이 통합 개발되면 인천은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의 국제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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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안상수 인천시장 인터뷰▼

안상수(사진) 인천시장의 집무실에는 송도국제도시, 영종지구, 청라지구 등 3곳의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진행되는 수백 건의 개발사업 진척도를 표시한 그래프가 벽면을 크게 차지하고 있다.

안 시장은 8일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래프를 가리키며 “2008부터 2011년 사이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주요 도시기반시설(인프라)이 완벽히 갖춰지고, 25∼65층짜리 마천루가 50개 이상 줄지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자유구역은 인프라 구축→도시 건설→외국 기업 유치 등의 단계로 모습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내년 초에 경기 시흥시∼송도국제도시 간 제3경인고속도로가 착공되고, 공항철도는 2007년 개통, 송도 신항만은 2010년 개항, 인천 남북지역을 잇는 지하철 2호선(경전철)은 2011년에 완공한다는 것.

그는 “서울 제2외곽순환도로의 인천 구간 노선이 송도국제도시를 지나는 것은 거의 확정적”이라면서 “2008년 완공되는 인천공항 2단계 건설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이제 도시건설 단계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안 시장은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기점으로 인천은 동북아 물류교역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착공한 송도국제도시 5, 7공구(200만 평) 개발 방향과 관련해 정보통신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정보기술(IT) 및 생명공학기술(BT) 산업단지를 조성해 인근 남동공단, 시화공단의 제조업체와 연계해 첨단 산업을 이끌어 나간다는 게 그의 또 다른 구상이다.

그는 “신도시에서 얻는 개발 이익을 구 도심권 재생 사업에 대거 투입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도 마련해 놓았다”며 “경인전철을 주축으로 역세권 개발과 구도심의 뉴타운 개발 사업을 앞당기기 위해 지방채를 1조 원 발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약력:

△1946년 충남 태안 출생

△경기고, 서울대 사범대, 서울대 대학원(경영학 석사)

△㈜데이콤 이사 (1992∼1996년)

△동양그룹 사장 (1994∼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인천 계양-강화갑·1996년 6월∼2000년 4월)

△인천시장(2002년 7월∼현재)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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