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흔(54·사진) 교수는 캐나다 국가연구위원회 연구팀과 공동으로 얼음 안에 존재하는 nm(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의 공간에 수소 분자를 가둬 놓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 교수의 총괄책임 아래 진행됐으며 영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 7일자에 ‘이번 주의 주요 논문’으로 소개됐다.
수소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가장 작은 원소로 산소와 결합하면 물과 함께 전기 열 등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하지만 수소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이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영하 252도나 350기압 등의 극한 조건을 만들어내는 저온고압 장비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100기압 이하에서 물에 미량의 유기분자(테트라하이드로퓨란)를 첨가하면 얼음을 만들 때 내부에 형성된 나노 크기의 공간에 수소가 안정적으로 저장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 교수는 “저장된 수소의 무게는 얼음 전체의 4% 정도”라며 “자연계에 풍부한 물을 이용해 수소를 대규모로 저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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