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박승대-컬투-박준형 개그계의 3大 패밀리

  • 입력 2005년 4월 6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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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계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방송사 공채 개그맨 개인의 능력에 따라 프로그램의 인기가 좌우되던 시절이 지나고 수십 명의 개그맨이 모여 집단적으로 개그를 만들어내는 ‘사단’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개그계를 주름잡는 3대 사단은 박승대(39)가 이끄는 스마일매니아(박승대 사단), 정찬우 김태균의 컬트엔터테인먼트(컬투 사단), 박준형의 갈갈이패밀리(갈갈이 사단) 등이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목 밤11시5분)은 박승대 사단이 프로그램의 80%를 맡고 있고, KBS2 ‘개그콘서트’(개콘·일 밤 8시50분)는 갈갈이 사단이 60%를 이끌고 있다. 컬투 사단은 ‘웃찾사’에서 활동하다가 최근 일부가 MBC의 신설 프로그램 ‘코미디쇼 웃으면 복이 와요’(목 오후 7시20분)로 옮겼다.

▽누가 소속돼 있나?=개그맨 33명과 연습생 50여 명이 소속돼 있는 스마일매니아는 소속 개그맨의 인기와 숫자에서 3개 사단 중 단연 앞선다. 웃찾사에서 인기를 끄는 ‘택아’의 윤택, ‘왜 없어’의 만사마 정만호, ‘그런거야’의 김형인, ‘행님아’의 김신영 김태현, ‘화산고’의 김기욱 등이 이곳 소속이다.

개콘을 주름잡는 갈갈이 사단은 ‘마데 전자’를 히트시킨 ‘안어벙’ 안상태, ‘옥동자’ 정종철, 임혁필 박성호 김시덕 김병만 오지헌 등 개그맨 14명과 개그지망생 15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뚱뚱교’ 교주 김현숙도 여기에 합류했다.

컬투 사단의 경우 정찬우 김태균의 투톱 콤비와 함께 ‘리마리오’ 이상훈, ‘알까리라 뉴스’의 김세아, ‘희한하네’의 조형빈 이재형 한현민 등이 소속돼 있고 연습생은 15명이다.

▽개그 제작과정 변화=사단마다 서울 대학로에 ‘박승대 홀’ ‘컬투 홀’ ‘갈갈이 홀’ 등 공연장을 갖고 있다. 이 홀은 연습생의 데뷔 무대이자 아이디어의 실험장이다.

세 사단 소속 개그맨들은 매일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자기 코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코너도 함께 논의하며 아이디어를 교환한다.

박준형은 “무대 공연을 통해 어떤 연기가 부족했는지, 관객이 어느 대목에서 웃었는지를 검토해 방송용을 만든다”고 말했다.

홀 공연은 개그맨의 종합훈련장 역할도 한다. 단점을 보완하고 관객의 반응을 통해 웃음의 유행코드를 읽어내는 것이다. 박승대는 “홀 공연을 통해 개그맨 각자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가에 미치는 파워=사단은 일종의 ‘개그맨 인력 풀’을 형성한다. 한 코너의 인기가 시들해지면 곧바로 다른 코너를 투입해 인기를 이어나간다. 이에 따라 방송사의 개그맨 공채가 별 의미가 없어졌다.

과거엔 PD가 코미디 프로그램 전 과정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지만 이젠 사단에서 미리 만들어온 코너 아이디어를 심사해 제작하는데 그치고 있다.

프로그램의 사단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방송사와 사단의 관계도 방송사 우위에서 차츰 평등한 쪽으로 바뀌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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