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가족이 있는 풍경'…정감이 넘치는 스웨덴의 가족

  • 입력 2003년 12월 26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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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있는 풍경/칼 라손 그림 이현주 엮음/128쪽 9000원 뜰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차로 3시간이나 걸리는 선드본. 스웨덴의 국민화가로 불리는 화가 칼 라손(1853∼1919)의 집 ‘릴라 히트나스’가 그곳에 있다. 라손은 이곳에서 30년 동안 살며 7명의 아이를 낳았고 주변의 하층계급 사람들과 평등한 공동체를 만들었다. 이 집이 유명해진 것은 그가 1899년 이 집과 가족을 그린 수채화 24점을 모아 ‘가정(ett hem)’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면서부터.

카메라도, 캠코더도 없던 시대에 정밀화풍으로 그려낸 느긋한 북구의 일상은 마음을 편안하게 가라앉히는 따사로운 정감으로 다가온다. 침대와 책상이 있는 거실이며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뿐 아니라 우유를 짜고, 재래식 부엌에서 버터를 만들고, 수확하고 씨를 뿌리는 전원의 느린 삶이 읽는 이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이 책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가한 스웨덴 군인들이 성서와 함께 꼭 간직했을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 ‘친근한 재료로 편하고 튼튼하게’를 표방해 인기를 누린 스웨덴의 생활디자인 전통이 수립되는 데도 이 책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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