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의 '메리 크리스마스'

  • 입력 2003년 12월 24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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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3시 경기 의정부시 고아원인 선재동자원.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선물을 나눠줬다. 기대치 않았던 방문에 70여명의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날 산타클로스들은 다름아닌 경기 남양주시 봉선사 스님들. 이들은 신도와 봉선사내 유치원 원아 등과 함께 방문해 선재동자원 아이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봉선사 주지 철안 스님은 "스님이 운영하는 고아원이어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외부에서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행사를 마련했다"며 "아이들에겐 종교에 앞서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지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불교계는 기독교 명절인 크리스마스 때 적극적으로 예수님이 오신 뜻을 기리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대구 동화사(주지 지성 스님) 스님과 신도들은 25일 11시 대구 범어동 성당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기념 미사에 참여한다. 지성 스님은 이날 특별 법문을 할 예정이다.

또 부산 여여선원(주지 정여스님)은 24일 오후 2시 부산교도소를 찾아 합창단의 노래 공연과 선물 음식을 전하는 크리스마스 맞이 특별법회를 열었다.

의정부사암연합회(회장 종명스님)는 15~19일 의정부역 광장에서 구세군과 함께 자선냄비 모금 활동을 했다. 그들은 구세군 종을 울리며 '우리 주변의 소외된 불우이웃을 위해 다함께 온정을 모읍시다'를 외치며 모금활동을 도왔다. 구세군 75년 역사에 스님이 모금활동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

이밖에 대구 관음사와 영남불교대학은 22일 사찰 앞마당에 '예수 탄생 크리스마스 점등 법회'를 가지는 등 많은 사찰에서 크리스마스 축하 현수막과 트리를 세웠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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