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위장 “KBS 수신료 징수방식 현행유지 바람직”독단진행

  • 입력 2003년 12월 1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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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선(裵基善·열린우리당)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이 19일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징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현행대로 병합 징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립을 지켜야 할 위원장이 당론에 급급한 것 아니냐”며 문광위 운영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배 위원장은 이날 한나라당이 방송법 개정안 표결 처리를 위해 단독 소집한 문광위 전체회의를 진행하던 중 한나라당 이원창(李元昌) 의원이 “KBS 수신료를 지금처럼 전기료에 병합하는 것이 좋은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배 위원장은 이어 이 의원이 “일본 NHK 등은 수신료를 자체 징수하고 있는데 이제 우리 공영방송도 선진 방송 체제를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우리가 더 좋은 제도를 만들었다면 (이야기가) 다른 것 아니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배 위원장은 발언 직후 “간사 협의를 통해 다시 의사일정을 잡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정회를 선포한다”며 재빨리 의사봉을 두드렸고 회의는 파행됐다.

이후 한나라당 간사인 고흥길(高興吉) 의원은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며 항의했고, 같은 당 현경대(玄敬大) 권오을(權五乙) 의원 등도 “다시 의사봉을 잡아라”며 비난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정병국(鄭柄國) 의원 등은 “KBS가 94년 수신료를 전기요금에 합산해 징수한 뒤 공영성 면에서 이전과 달라진 게 있느냐”며 개정안의 처리를 촉구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한나라당의 분리징수안은 ‘KBS의 공영성이 문제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만큼 문광위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논의하자”며 산회를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단독 소집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며 회의에 불참했고, 열린우리당에서는 간사인 김 의원만 참석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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