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드 찰라비 이라크 과도통치위원은 후세인이 체포되자 그가 공개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찰라비 위원은 “그는 범죄에 합당한 벌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이미 10일 전범재판소 설립법안을 처리한 뒤 재판소를 세워 놓은 상태다. 전범재판소는 5명의 이라크인 판사가 이라크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전범을 심리해 판결하게 된다.
재판에 회부될 전범으로는 후세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쿠르드족에 대해 화학무기 공격을 주도해 ‘케미컬 알리’로 알려진 알리 하산 알 마지드 등이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미군이 우선적으로 찾고 있는 55명 중 44명은 이미 체포되거나 살해됐다고 전했다.
첫 심리가 언제 열릴지는 아직 미지수. 그러나 AFP통신은 이라크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 2004년 7월 본격적인 재판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전범재판소가 후세인 전 대통령에게 어떤 형을 내릴지 예측하기는 아직 이르다.
전범재판소는 뉘른베르크 군사법정(1945∼46), 도쿄 국제군사재판소(1946∼48), 옛 유고 국제전범재판소(1993) 등의 전례를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 전범재판소는 미국의 입김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어 후세인 전 대통령에게 일단 사형이 선고될 공산이 크다.
이미 붙잡힌 ‘케미컬 알리’ 등 전범들이 모든 책임을 후세인 전 대통령에게 뒤집어씌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범재판소는 과거 후세인 전 대통령의 개인 박물관에 설치될 예정이며 재판 과정은 TV 중계로 일반에 공개한다는 방침. 결국 후세인 전 대통령의 운명은 그의 이름을 딴 박물관에서 결정되는 셈이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