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경영권은 정씨일가 것" 정상영 회장 석명서 발표

  • 입력 2003년 12월 3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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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고려화학(KCC) 정상영(鄭相永) 명예회장은 3일 “현대그룹의 경영권은 정씨 일가의 것이며 김문희(金文姬·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 회장의 모친)씨가 행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현대그룹을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은 이날 1만자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진실을 밝힙니다―정상영 명예회장의 석명서’를 통해 그동안의 진행상황을 상세히 밝혔다. 정 회장은 최근 법원과 금융감독원의 움직임이 현 회장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아가자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자신의 목적이 순수했음을 알리기 위해 석명서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정 회장이 상황을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정상영, “정몽헌 회장 많이 도와줬다”=정 회장은 “평생 동안 정몽헌의 부탁을 거절한 적이 없다”며 정몽헌 회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 강조했다. 근거로 △옛 현대전자 농구단 인수 △경기 용인시 소재 토지 매입 △290억원 대출에 대한 담보제공 등을 들며 모두 정몽헌 회장의 부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종합상사가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면서 갖고 있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7.5% 매입을 요청했으나 이를 들어주지 못했고 현대종합금속이 4.99%를 매입하도록 주선해줬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이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석연치 않은 부분=경영권 분쟁의 핵심인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매집에 대해 정 회장은 여전히 도와주기 위한 것이었음을 강조했다. 신한BNP 사모펀드를 이용해 12.8%를 매입한 것도 시장에 소문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KCC가 현대측과 상의도 없이 10월 초부터 은밀히 사모펀드를 통해 주식을 산 것에 비춰보면 처음부터 경영권 장악을 노린 것이 분명하다”며 “현대 고위층이 사모펀드 활용을 요청했다는 정 회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 정상영 명예회장의 석명서(釋明書) 전문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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