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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11일 평양서 전국노래자랑 진행 송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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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11일 평양서 전국노래자랑 진행 송해씨

입력 2003-07-31 19:08수정 2009-10-1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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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평양노래자랑’에서는 ‘땡’이 없어요. 출연자들 모두 편안하게 노래 부르는 자리가 될 겁니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원로연예인상록회 사무실에서 만난 KBS 1TV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송해씨(76.사진)는 걸걸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문을 열더니 ‘땡’이 없어진 사연을 자세히 들려줬다.

“평양행을 추진하며 ‘전국노래자랑’ 녹화 테이프를 북쪽에 보냈더니 왜 ‘땡’을 치는지 그쪽에서 통 이해를 못하더래요. 우리는 ‘땡’ 나오는 게 재미있어서 어떤 출연자들은 일부러 엉터리로 노래를 부르잖아요. 하지만 그쪽에서는 사람이 무안해진다고 해서 결국 심사 자체를 하지 않기로 했어요.”

해마다 연말이면 ‘남북통일 노래자랑이 있어야 한다’고 기원해 온 그의 소망이 ‘전국노래자랑’을 맡은 지 16년 만에 이뤄진다. 4일 출국하는 그는 베이징을 통해 평양에 도착한 뒤 11일 20명의 본선 진출자와 함께 평양 모란봉공원에서 녹화를 진행한다.

사실 그는 짧게나마 노래를 통해 남북이 하나 되는 체험을 해 봤다. “98년 금강산 관광 가서 북쪽 안내원과 ‘도라지’를 같이 불렀는데, 곡조가 맞아 들어갈 때의 기분이…. 그건 노래로밖에 표현할 수 없지요.”

그가 ‘남북통일 노래자랑’을 진행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은 데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황해도 재령 출신인 그는 1·4 후퇴 때 부모형제를 두고 혼자 월남했다.

“제가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안 한 이유는 저보다 연로하신 분이 워낙 많기 때문이에요. 제가 조금 알려진 사람이라고 상봉이 쉽게 이뤄지면 서로 아픔을 간직한 동포끼리 누를 끼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면 인사말에서 외국동포까지 잊지 않고 챙기는 그다운 생각이었다.

이번에 방북한다 해도 그에게 가족을 찾을 기회가 주어질지는 미지수다. 만약에 가족 상봉을 한다면 무슨 말부터 할지 묻자 그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도 무슨 얘기를 할지 모르는데 그 순간이 와 봐야 알지 않겠는가. 하지만 마음 아픈 얘기는 피하는 게 좋겠다”고 대답했다.

기회가 되면 평양에서 ‘망향가’를 부르고 싶다는 그는 다시 자연스럽게 고향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 고향은 인심도 좋고, 밥을 지으면 기름기가 자르르 흘러 파리도 못 앉는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비옥한 땅이에요. 그 근처에는 어렸을 때 많이 갔던 백천온천이라는 곳이 있는데 지금은 유명한 휴양지래요. 이번에 가면 온천은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고향 사람을 만나면 절로 사투리가 나온다는 그의 황해도 말씨를 방송에서도 들을 수 있을까. ‘특별기획 평양노래자랑’은 15일 오후 7시10분 KBS와 조선중앙TV가 동시에 방송한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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