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 때문에…" 美 브랜드 울상

  • 입력 2003년 7월 21일 2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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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대한 반대 여론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미국산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조차 급락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라크전쟁에 대한 각국의 반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뉴스위크 최신호(21일자)에 따르면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로퍼 ASW가 30여개 주요국 소비자 3만명을 대상으로 2002년 대비 브랜드 선호도 증감을 조사한 결과 미국산 브랜드 상위 10개 가운데 9개사의 점수가 0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유럽 및 아시아산 브랜드 상위 10개 중 8개사는 점수가 올랐다.

미국산 브랜드는 포드만이 플러스(+7)였을 뿐 나머지는 모두 마이너스였다. 특히 각국 반미시위의 상징적인 표적이 됐던 맥도널드는 -21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나이키도 각각 -18과 -14를 기록했다.

반면 유럽 및 아시아산 브랜드의 경우 노키아(핀란드)와 메르세데스 벤츠(독일)만이 각각 -13과 -10을 기록했을 뿐 8개사는 모두 플러스였다. BMW(독일)가 +33으로 선호도가 가장 많이 올랐고, 필립스(네덜란드)와 도요타(일본)는 그 다음으로 +15였다. 삼성도 +13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이라크전쟁 반대시위의 ‘심장부’였다고 할 독일에서 미국산 브랜드 선호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나이키 제품을 주로 쓰고 있다는 독일 지역 응답자 수가 지난해 49%에서 올해 29%로 떨어졌다. 맥도널드를 정기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응답자 수도 43%에서 34%로 줄었다. 로퍼 ASW의 톰 밀러 이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계속된 미국산 브랜드의 독주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는 경고”라며 “국제적인 브랜드 파워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계속된 부실회계 등 기업 스캔들도 미국산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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