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참사 천안초등교 축구부 3명 브라질 무료연수

  • 입력 2003년 7월 4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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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초등학교 축구부원들이 화재 참사 후인 5월 26일 경기 파주시의 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NFC)를 방문해 국가대표 축구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운데 줄 오른쪽에서 첫번째가 배은한, 세번째가 박성환, 여덟번째가 조덕근군.-동아일보 자료사진
충남 천안초등학교 축구부원들이 화재 참사 후인 5월 26일 경기 파주시의 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NFC)를 방문해 국가대표 축구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운데 줄 오른쪽에서 첫번째가 배은한, 세번째가 박성환, 여덟번째가 조덕근군.-동아일보 자료사진
“하늘나라에 있는 친구들 몫까지 배우고 오겠어요. 같이 갔으면 정말 좋아했을 텐데….”

3월 26일 발생한 학교 내 축구부 합숙소 화재로 동료와 후배들을 잃고 자신도 부상한 충남 천안초등학교 축구부원 배은한군(12·6학년).

배군은 4일 축구부 후배인 5학년 조덕근(11), 박성환군(11)과 함께 자신이 브라질 축구 연수 대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10일 브라질로 출발하기 전 천안공원묘원에 묻힌 친구와 후배들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브라질 축구 연수는 4월 중순 브라질 축구 학교인 아다피(ADAP)가 천안초교 축구부의 참사 소식을 전해 듣고 한국 내 축구 연수생 모집 대리인인 금강산관광을 통해 축구부원 3명을 방학기간(45일)에 무료 연수를 시켜주고 싶다고 제의해 와 이뤄졌다.

배군은 연수가 끝난 뒤에도 계속 브라질에 머물며 축구를 배울 계획이다. 아버지 배종규씨(44)는 “은한이가 하도 졸라 아예 3, 4년 동안 브라질에 장기 유학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 군은 화재로 다쳐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도 간호사 몰래 축구를 할 정도로 열의가 대단했다.

이들의 브라질 축구연수를 계기로 현재 와해 상태에 처한 이 학교의 축구부가 부활하기를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 학교 축구부는 전체 부원 25명 가운데 화재로 9명이 숨지고 9명이 다른 이유(3명 전학, 3명 치료 중, 3명 축구 포기)로 축구를 하지 못해 연수 대상자 3명을 포함해 7명만 남은 상태다.

아다피는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 카스카벨시에 있는 이 나라 최고 수준의 축구 전문학교. 최상위 성적의 유소년 청년 프로팀을 운영하며 5개의 천연 잔디구장과 기숙사 강의실 의료실 등을 갖추고 유럽과 남미 등의 축구 유학생들을 받아 매년 수백명씩 연수시키고 있다.

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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