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韓-濠 공동뮤지컬 ‘캣츠’ 시드니 연습현장

  • 입력 2003년 7월 2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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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의 연습장인 호주 시드니 시내 ‘뉴타운시어터’에서 배우들이 연출가인 조 앤 로빈슨(가운데)의 지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사진제공 클립서비스
‘캣츠’의 연습장인 호주 시드니 시내 ‘뉴타운시어터’에서 배우들이 연출가인 조 앤 로빈슨(가운데)의 지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사진제공 클립서비스
요즘 호주 시드니 시내의 ‘뉴타운시어터’에서는 RUG의 호주지사인 RUC와 한국의 설앤컴퍼니가 공동제작하는 뮤지컬 ‘캣츠’ 연습이 한창이다. 최근 찾아간 이 연습실 바닥에는 ‘빅 탑 시어터’의 입체적 무대 모양을 본뜬 선이 그려져 있었다.

객석 사이로 뻗어 나온 무대를 따라 배우들은 온갖 고양이 몸짓을 하며 객석 사이로 파고들어갔다. 그들은 연습을 참관하러 온 공연 관계자들이 신기한 구경거리라도 되는 듯이 객석 쪽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유혹의 시선을 보냈다.

“‘빅 탑 시어터’의 무대는 관객들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도록 세 면이 돌출된 구조로 돼 있습니다. 실내공연장에서 느낄 수 있는 관객과 배우의 단절감을 극복하기에 좋은 구조지요.”

‘캣츠’를 여러 차례 연출한 경험이 있는 연출가 조 앤 로빈슨은 ‘빅 탑 시어터’의 가장 큰 강점을 관객과 배우 사이의 ‘친밀성’에서 찾았다.

“지지, 이리와 봐요.”

로빈슨은 한국 출신으로 이번 공연에 참여한 배우 노지현을 지지라는 애칭으로 불렀는데 그 손짓도 완전히 고양이를 부르는 식이다. 지지도 고양이의 몸짓과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호주에서 캐스팅된 배우들과 한국 출신으로 이번 공연에 참여한 노지현, 임성한은 휴식시간에도 연습 참관자 사이를 누비고 다니며 사랑스러운 고양이처럼 행동했다. 뮤지컬 ‘캣츠’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정교한 분장과 의상이 없이도 이들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언제나 매혹적인 고양이였다.

“한국 관객들은 대부분 영어로 된 노래를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그러니 배우들의 동작만으로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연기하는 것이 중요해요.”

로빈슨의 노련한 지적은 댄스코치인 카라 해밀턴의 매력적인 몸동작으로 표현되고 배우들은 이를 정확히 따라하는 데 온 신경을 기울였다.

‘캣츠’의 하이라이트인 ‘메모리’를 부를 그리자벨라 역의 조디 질리스는 “집에서 기르는 늙은 고양이로부터 고양이의 삶과 동작을 배우고 있다”며 “그리자벨라 역은 무엇보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통해 표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9시 반 열리는 발레클래스를 시작으로 저녁 늦게까지 진행되는 고된 연습 속에서도 이들은 한국의 ‘빅 탑 시어터’에서 벌일 고양이들의 축제를 즐겁게 준비하고 있었다.

시드니=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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