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책의향기' 선정/'폭소'…인생은 아이러니의 연속

  • 입력 2003년 6월 27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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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소/권지예 지음 문학동네

단편 ‘뱀장어 스튜’로 2002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권지예(43)의 두 번째 창작집. 아이러니로 점철된 삶의 모습, 알고 나면 실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는 일상의 면면, 인간의 손을 벗어난 우연을 놀라운 반전과 속도감으로 그려낸다.

표제작 ‘폭소’는 자폐아를 둔 한 아버지의 이야기. 아내는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아이에게 헌신했지만 희망은 더 큰 고통을 부를 뿐. 불가항력의 고통은 폭소가 돼 아내에게서 터져 나온다. 남자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생(生)에의 긍정을 찾게 된다.

‘삶이란 건 숨이 막힐 정도로 아귀가 꼭 맞게 돌아가야 하는 바퀴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신만의 굴렁쇠를 굴리다가 때로는 놓치기도 하는 것. 놓쳐버린 굴렁쇠처럼, 가끔은 삶이 주는 그런 우연성. 삶이란 것이 얼마나 인간의 의지를 배반하는 우스꽝스러운 것일 수 있는지를, 나는 그에게 말하고 싶은 걸까.’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으로부터 문학 분야의 책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지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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