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관등 직급 상향에 "제 밥그릇만 챙기고 있냐"

  • 입력 2003년 6월 27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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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대통령비서실에 근무중인 비서관 및 행정관 8명의 직급을 올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강해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판에 제 밥그릇만 챙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청와대측에 따르면 윤태영(尹太瀛) 대변인과 박범계(朴範界)민정2비서관, 황덕남(黃德南) 법무비서관은 현재 2급에서 1급으로, 최은순(崔銀純) 제도개선2비서관은 3급에서 2급으로 올릴 계획.

또 정무수석실의 정재호, 정책기획조정비서관실 정동수, 노동개혁 태스크포스의 이수원, 국정기록비서관실의 김정섭 행정관 등 행정관 4명은 4급에서 3급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비서실 개편과 함께 이같은 직급 조정안을 마련했고, 중앙인사위는 25일 이에 대한 심사를 완료해 행정자치부의 임용 제청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재가절차를 거쳐 최종확정될 예정이다.

윤 대변인은 원래 1급 자리인 대변인으로 지난달 임명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직급 조정이 이뤄지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리고 법조인 출신인 박범계 황덕남 최은순 비서관은 최초 임용 당시 법조경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외부기관과의 업무협조 등에 애로가 있어 직급을 올리기로 했다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또 행정관 4명에 대해서는 "최초 임용 내정 당시 3급으로 분류됐으나, 3급 정원이 부족해 일단 4급으로 임명됐다가 그동안 3급 자리가 비어 이번에 3급으로 조정된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청와대의 설명대로 이들 중 일부에 대해선 직급조정의 불가피성도 있지만, 임용된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아 무더기로 직급을 올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편 한나라당은 27일 청와대의 부분적인 직급 조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이날 당직자회의에서 "청와대가 반성과 자숙은 커녕 참모들의 직급을 올리고 하니, 공직기강이 무너지는 것이다"고 말했고, 권태엽(權泰燁)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경제불안으로 경제주체들이 모두 위기감을 토로하는데, 대통령과 정부만 천하태평인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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