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아파트 청약열기 "꿈틀"…규제 덜해 시중 유동자금 몰려

  • 입력 2003년 6월 22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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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히 얼어붙었던 아파트 청약시장이 지방을 중심으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지방의 부동산시장은 수도권과 달리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주택 수요가 한정된 데다 공급도 지방기업 위주로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방을 주목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생기자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도 뒤따라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황=20일 문을 연 대전 둔산동 대덕테크노밸리 모델하우스에는 개장 첫날부터 7000여명의 인파가 모이는 등 연일 북새통을 이뤘다. 주말인 21, 22일 이틀 동안 모델하우스를 찾은 인원은 모두 2만여명. 3일 동안 3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모델하우스를 찾은 셈이다.

쌍용건설 분양대행을 맡은 ‘씨드50’ 허문회 상무는 “예상보다 2배 이상의 사람이 몰리는 바람에 준비한 분양팸플릿이 이틀 만에 동났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개장한 경남 김해시 내동에 위치한 김해북부신도시(삼계동) 대우건설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도 개장 첫날 4000여명이 다녀가는 등 3일 동안 총방문자가 1만2000명을 넘어섰다.

대우건설 김형배 부장은 “지방 모델하우스는 분양가구 수 정도의 방문객이 몰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가구 수의 10배가 넘었다”면서 “예기치 않은 인파가 몰리자 관할 세무서가 ‘떴다방’ 단속을 위해 단속반원을 급파했다”고 말했다.

▽왜 이러나=지방 부동산시장이 이처럼 활기를 띠는 것은 정부 규제로 수도권 아파트에서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4008가구가 들어서는 대덕테크노밸리는 아파트 평당 평균가격이 465만원으로 인근 노은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510만∼520만원보다 평당 약 50만원이 싸다. 대규모 단지인 데다 잘 갖춰진 인프라를 감안하면 입주 시점인 3년 후에 수천만원의 웃돈을 챙길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했다는 것.

김해북부신도시 대우푸르지오 역시 1만4000가구 중 마지막에 들어서는 1072가구로 최신설계인 데다 입지여건도 좋아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가 어느 곳보다 높다.

여기에 분양가의 10∼15%만 지불하면 입주 때까지 돈이 들어가지 않는 이자후불제도 청약 열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양대행업체 ‘리얼티 소프트’ 박재열 실장은 “현재 청약시장은 과거처럼 ‘떴다방’에 의존하기보다 실수요용으로 샀다가도 돈이 된다싶으면 언제든지 ‘팔자’로 돌아서는 가변적 상황”이라면서 “그만큼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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