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공언 파리市長, 올 게이축제 참가할까

  • 입력 2003년 6월 15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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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이 가까워질수록 베르트랑 들라노에 시장에게 쏠리는 파리 시민들의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날은 매년 파리에서 게이퍼레이드가 열리는 날로 동성애자인 들라노에 시장(사진)이 올해도 이 퍼레이드에 참가할 것인지가 궁금하기 때문. 1998년 동성애자임을 선언한 들라노에 시장은 2001년 파리시장으로 선출된 후에도 게이퍼레이드에 참여해 왔다.

보통 개인의 성적 취향을 입에 올리지 않는 프랑스 사람들이지만 이번만은 말이 많다. 파리의 여성 구청장인 프랑수아즈 드파나피유는 주간지 VSD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게이퍼레이드 참여는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시장대변인인 로랑 파리는 “온갖 이슈에 참견하는 드파나피유 구청장이 또 한번 실수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파리시장 출마설이 나돌았던 드파나피유 구청장은 매매춘 문제에서도 시와 맞섰다. 그는 공창(公娼) 허용을 주장하며 동성애와 달리 매매춘에는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들라노에 시장은 매매춘에 관해서는 손님까지 처벌하는 ‘톨레랑스(관용) 제로’ 정책을 펴왔다.

드파나피유 구청장의 발언은 파리 시의회에서도 논란을 일으켜 드파나피유 구청장과 같은 당인 대통령여당연합(UMP) 소속 시의원들은 들라노에 시장의 손을 들어줬다. 들라노에 시장측은 아직 퍼레이드 참여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들라노에 시장은 자전거도로 및 전차 확충, 파리의 주오염원 중 하나인 개의 대변 청소와 매춘 근절 등 파리 환경개선작업으로 시민들의 호응을 얻어왔다. 그럼에도 지난해 동성애 혐오론자가 휘두른 칼에 부상하는 등 그의 성적 취향을 둘러싼 얘깃거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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