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일처제 동물이 더 멸종되기 쉽다” 加연구팀 30년 통계

  • 입력 2003년 6월 10일 19시 01분


코멘트
일부일처제 동물이 일부다처제 동물보다 더 멸종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저스틴 브라사레스 교수는 “동물들의 짝짓는 방법이 해당 종의 멸종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고 과학잡지 ‘보존생물학’ 최근호에 발표했다.

브라사레스 교수는 서아프리카의 가나 지방에 살고 있거나 살았던 41종의 동물에 대한 30년 동안의 통계를 분석했다. 이 결과 하나의 짝짓기 상대만 갖는 동물이 다양한 짝짓기 상대를 갖는 동물보다 훨씬 더 멸종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한 마리의 수컷이 암컷을 독점하는 물소의 경우 수가 계속 증가하지만 일부일처제인 딕딕영양은 수가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사레스 교수는 짝짓기 방법이 동물의 생존이나 번식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일처제 동물은 수컷 일부가 갑자기 죽으면 암컷들도 임신을 하지 못하고 홀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일부일처제 동물은 집단이 비교적 작기 때문에 맹수나 사람의 사냥감이 되기 쉽다. 브라사레스 교수는 “암컷을 잃어버린 일부일처제 수컷이 암컷을 찾아 헤매다가 사냥감이 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고 말했다. 일부다처제 수컷은 암컷 하나가 없어져도 이 암컷을 찾아 나서는 일이 드물다.

이번 연구 결과 멸종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원인은 역시 지역적인 고립이었다. 지역적으로 고립된 동물들은 외부에서 새로운 유전자가 유입되지 않아아점점 약해져 간다. 짝짓기 방법의 차이는 2번째로 높은 멸종 원인이었다.

영국 이스트앙글리아대 윌리엄 서덜랜드 교수는 “짝짓기 방법뿐만 아니라 동물의 다른 행동도 먹이나 기후변화만큼 종의 생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집단을 이루는 방법에 따라 전염병의 전파속도가 달라지는 것도 그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