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577>難 關(난관)

  • 입력 2003년 6월 1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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難 關(난관)

難-어려울 난 關-빗장 관 靈-신령 령

餓-굶주릴 아 轉-구를 전 攻-칠 공

難은 본디 한(마를 한)과 추(새 추)의 결합인데 너무 뚱뚱했으므로 미관을 위해 살짝 다이어트했다. 그리고 추는 鳥와 함께 앉아 있는 ‘새’의 모습을 보고 그린 상형문이다. 그래서 추나 鳥로 이루어진 글자는 모두 새나 家禽(가금)류에 속하는 것을 알 수 있다. 雀(참새 작) 雁(기러기 안) 雉(꿩 치) 鳩(비둘기 구) 鴻(기러기 홍) 鷄(닭 계)등 많다.

따라서 難이라면 ‘목마른 새’다. 물론 상상의 새다. 이놈은 황금색 날개를 가지고 있어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래서 누구나 갖기를 원하지만 이 새를 손에 쥐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워낙 食性(식성)이 까다로워 걸핏하면 굶어죽기 때문이다.

이놈은 龍肺(용폐·용의 허파)를 먹고 鳳血(봉혈·봉황의 피)만 마신다. 알다시피 龍이나 鳳은 거북, 기린과 함께 중국에서 四靈(사령·4가지 신령스런 동물)의 하나로 섬겨지며 특히 鳳의 경우, 수 만 년에 한번 나타날까 말까 하는 새로 보기만 해도 萬事亨通(만사형통)한다는 靈物(영물)이다.

그것을 주식으로 삼으니 배불리 먹는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 놈은 餓鬼(아귀)처럼 늘 허기에 지쳐 있다가 태어난 지 며칠 안 되어 굶어죽고 만다. 따라서 이 새를 손에 넣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웠으므로 본디 새 이름이었던 것이 후에 와서 ‘어렵다’는 뜻으로 轉用(전용)되었다.

한편 關은 門과 絲(실 사)의 결합, 곧 도둑을 막기 위해 문에 빗장을 걸치고 실로 묶어둔 모습에서 나왔다. 그래서 본뜻은 ‘빗장’이다. 후에는 나라를 외적으로부터 막기 위해 중요한 길목에다 설치한 것도 關이라고 했다. 국경의 要塞(요새)인 셈이다.

關中은 ‘關의 중앙’이라는 뜻으로 지금의 陝西省(섬서성)이다. 동서남북 사방에 각기 函谷關(함곡관) (농,롱)關(농관) 武關(무관) 蕭關(소관)의 4關으로 쌓여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의 文慶(문경) 鳥嶺(조령·새재)에도 세 개의 關이 있다. 關鍵(관건) 關係(관계) 機關(기관) 無關(무관) 稅關(세관)이 있다.

難關은 그야말로 ‘難攻不落(난공불락)의 關’이라는 뜻이다. 關中은 바로 그와 같은 4개의 難關으로 둘러싸여 있었던 셈이니 얼마나 견고했겠는가. 그래서 예로부터 ‘關中을 손에 넣는 자, 天下를 쥔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것을 증명한 이가 秦始皇(진시황)이었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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