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역사적 회담…"통일위해 왔다" "환영한다"

  • 입력 2000년 6월 13일 18시 38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13일 평양에서 분단 55년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한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새 역사의 첫장을 열었다.

▼정상회담▼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45분부터 27분 동안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김위원장과 상견례를 겸한 1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평양 시민들이 환영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고 김위원장은 “힘든, 두려운, 무서운 길을 오셨으며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김대통령의) 방북을 지지하고 환영하는지 똑똑히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이어 “지금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왜 방북했는지, 김위원장은 왜 승낙했는지에 대해 2박3일 동안 대답해줘야 한다”고 말해 정상회담의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위원장은 또 “6월13일은 역사에 당당하게 기록될 날”이라며 이번 회담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고 김대통령도 “이제 그런 역사를 만들어 가자”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직통 전화를 설치, 남북 정상이 직접 대화를 통해 각종 문제의 해결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담에는 박재규(朴在圭)통일,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 등 남측 공식수행원 전원이 참석했고 북측에선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배석했다.

▼만찬▼

김대통령은 이어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김영남상임위원장 주최 만찬에 참석, 답사를 통해 “이번 방문으로 7000만 민족이 전쟁의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번 방문으로 반세기 동안의 불신과 대결의 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바뀌기를 충심으로 바란다”며 “또한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져 노령으로 세상을 뜨고 있는 그들의 한을 이제는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남북한 사이에 풀어야 할 산적한 숙제를 하나하나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책임있는 당국자간의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면서 “이제 힘을 합쳐 끊어진 철길을 다시 잇고, 뱃길을 열고, 하늘길도 열어가자”고 덧붙였다.

▼평양 도착▼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25분경 특별기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김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김위원장과 같은 차를 타고 백화원영빈관으로 옮겨 발표한 도착성명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남녘 동포의 뜻에 따라 민족의 평화와 협력, 통일에 앞장서고자 평양에 왔다”면서 “저는 김위원장과 함께 남과 북, 우리 동포 모두가 평화롭게 잘살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모든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최선을 다하고 미처 이루지 못한 것은 2, 3차 만남을 거듭해 반드시 해결해내겠다”고 다짐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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