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30일]소나기에 씻겨 더 푸르른 초목

  • 입력 1998년 4월 29일 19시 40분


새의 정령(精靈), ‘천둥새’를 아는가. 은빛 날갯짓으로 하늘의 물을 불러 대지를 적신다는. 인디언들의 시심(詩心)은 천둥새의 비상에서 번개를 보았고, 그 퍼덕거림에서 천둥을 들었다.

또다시 천둥 번개에 곳곳 소나기. 밤새 소낙비에 사춘기의 징검다리를 스치는, 그 아릿한 추억에 잠기지는 않았는지. 아침 12∼17도, 낮 20∼26도.

바람이 탄식했다. “도시에서는 봄 잎새 날리는 소리나 벌레들의 날개 부딪치는 소리를 들을 수가 없어.” 비(碑)가 말하였다. “쏙독새의 외로운 울음소리나 연못 위를 쏜살같이 달리는 바람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 한낮의 비에 씻긴 바람이 머금은 소나무의 내음을 맡을 수 없다면, 대체 삶에는 무엇이 남겠는가….”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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