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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단 원로3인 근황]세월은 흘러도 거침없는 붓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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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단 원로3인 근황]세월은 흘러도 거침없는 붓끝

입력 1998-04-29 08:27수정 2009-09-2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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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전 장우성(月田 張愚聖), 운보 김기창(雲甫 金基昶), 벽천 나상목(碧川 羅相沐), 남정 박노수(藍丁 朴魯壽) 화백. 모두 동양화단에서 독특한 화풍으로 일가를 이룬 원로다. 최근에는 고령 때문에 활동이 뜸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월전(86)은 요즘도 하루에 두어시간씩 붓을 잡는다. 하루 일과의 대부분은 삼청동 월전미술관에서 보낸다. 아침 나절에 집을 나서 오후 5시경 퇴근한다.

정진숙 을유문화사사장 등 장춘회 멤버들과 자주 어울려 한담도 즐긴다. 다만 수일 전 운동하다 허리에 무리가 생겨 불편하다.

문인화의 격조높은 정신세계를 구현해온 월전은 “요즘 동양화가 정신적인 밑받침 없이 서양을 흉내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는 “예술은 고도의 정신에서 우러나와야 하는데 요즘은 손의 기술에 너무 의존하는 것 같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지난해말 쓰러진 운보(84)는 4월들어 기력을 다소 회복했다. 요즘 겨우내 칩거했던 운보의 집(충북 청원군 북일면 형동)에서 50여m 떨어진 도자기 전시관으로 나들이한다. 휠체어를 타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총총히 시선을 보낼 만큼 정신은 맑다.

최근에는 식욕도 느껴 아들 김완씨가 서울에서 오면 “갈비먹으러 가자”고 채근하기도. 김완씨는 5월에 운보문화재단을 설립해 운향미술관 운보공방 등을 갖춘 운보문화타운을 확충할 계획이다.

벽천(74)은 고향이자 평생을 보낸 김제의 생가에서 지내고 있다. 붓도 가끔 잡지만 최근에는 허리가 불편해 물리 치료를 받으러 전주의 병원을 다니고 있다. 95년초 건강이 몹시 안좋았으나 요즘은 나아진 편. 97년 11월에는 국립전주박물관에서 특별전을 열기도 했다.

붓을 잡으면 떠오르는 주제는 사경산수(寫景山水). 평소 틈틈이 해둔 사생을 기초로 새로운 산수화를 그리고 싶다고 한다. 벽천은 “평생 신념을 가지고 자연을 소재로 한 산수화를 그려왔다”며 “동양화는 진경을 표현하되 자기만의 독자적인 화풍이 배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남정(71)은 인왕산 기슭에 있는 화실에 하루도 빠짐없이 나간다. 요즘 준비하는 것은 예술원 전시와 서울시 미술전을 위한 1백호 크기의 그림. 건강관리를 위해 일요일이면 삼각산 승가사를 오르내린다.

현대적 동양화풍을 지닌 남정은 “그림은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사실을 절감한다”며 “조선조에도 이름을 남긴 예술인은 1백년에 겨우 한명일 정도”라고 말한다. 후배들의 그림에 대해서는 “자기 표현과 품격, 아름다움을 갖춰야 작가로서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주문했다.

〈허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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