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盜」조세형의 장물규모 논란 계속

  • 입력 1998년 4월 24일 19시 47분


“이런 IMF상황에서 조세형 얘기가 나오는 게 참 역설같습니다. 수사과정에서 당시에도 부유층은 엄청난 양의 보석을 숨겨두고 있었는데 요즘도 마찬가지겠지요.”

75년과 82년 조세형을 검거했던 당시 동대문경찰서 형사6반장 윤남선(尹男善·65)씨는 24일 수사과정에서 벌어졌던 일화들을 털어놓았다. 윤씨는 지난 91년 정년퇴임, 현재 동대문경찰서 경우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윤씨에 따르면 70년대 당시 피해자는 S화학주식회사 사장 양모씨, 82년당시 S그룹 회장 큰 딸 이모씨, 청와대 경호실차장을 지낸 신모씨, 국회의원 김모씨, 부총리를 지낸 김모씨,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 고위층 인사가 대부분. 또 조세형의 장물을 사들인 사람 중에는 모대학교수 부부가 있었다고 말했다.

75년 조세형을 처음 검거할 당시 그의 집에 숨겨진 각종 장물이 삼륜차 1대분이었다고 밝혔다. 2차 검거 당시 조씨는 훔친 물건을 미처 처분하지 못해 금고 2개에 채워 놓았었다. 또 한국화장품 회장 등의 집에서 훔친 모피만 트럭1대분이었다는 것.

그러나 당시 수사과장을 지냈던 이민웅(李民雄)현 강원경찰청장은 “당시 장물은 007 가방 한 개 분량이었으며 보석류만 있었다”며 윤씨의 증언이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윤씨는 “훔친 물품을 모두 목록을 작성해 보고했다”며 “검찰에 1차보고한 뒤에도 피해사례가 접수돼 계속 보고했으며 이들이 없어졌는지의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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