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줄어든 청소년, 구멍낸동전 장신구로 애용

  • 입력 1998년 4월 17일 19시 28분


최근 학생들 사이에 ‘IMF 장신구’가 유행하고 있다.

‘IMF 장신구’는 10원 50원 1백원짜리 동전의 한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만든 목걸이나 반지를 일컫는 말. 학생들은 책의 틈새에 동전을 끼워놓고 예리한 칼로 표면을 긁어 반질반질하게 한 뒤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큰 구멍을 낸다. 동전의 테두리만 남을 정도로 구멍을 내는 데는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는 설명. 서울 A여상 1학년의 경우 한 반의 절반이상이 이같은 ‘IMF 장신구’를 소지하고 있고 교사들은 수업중에도 동전에 구멍을 내는 학생들을 잡아내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A여상 차모양(17)은 “요즘 학생들은 새롭고 특이한 자기만의 것을 좋아한다”며 “용돈이 줄어 비싼 장신구를 살 수 없는 요즘 이처럼 훌륭한 장신구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동전 훼손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각은 학생들과 사뭇 다르다.

회사원 정승훈(鄭勝勳·35)씨는 “요즘같은 IMF시대에 동전 하나라도 이런 식으로 훼손하는 것은 철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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