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장신구’는 10원 50원 1백원짜리 동전의 한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만든 목걸이나 반지를 일컫는 말. 학생들은 책의 틈새에 동전을 끼워놓고 예리한 칼로 표면을 긁어 반질반질하게 한 뒤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큰 구멍을 낸다. 동전의 테두리만 남을 정도로 구멍을 내는 데는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는 설명. 서울 A여상 1학년의 경우 한 반의 절반이상이 이같은 ‘IMF 장신구’를 소지하고 있고 교사들은 수업중에도 동전에 구멍을 내는 학생들을 잡아내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A여상 차모양(17)은 “요즘 학생들은 새롭고 특이한 자기만의 것을 좋아한다”며 “용돈이 줄어 비싼 장신구를 살 수 없는 요즘 이처럼 훌륭한 장신구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동전 훼손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각은 학생들과 사뭇 다르다.
회사원 정승훈(鄭勝勳·35)씨는 “요즘같은 IMF시대에 동전 하나라도 이런 식으로 훼손하는 것은 철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