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도의 메카 성지순례 마지막날인 9일 낮 미나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해 1백18명이 숨졌다고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이 이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현지 소식통들은 사망자수가 1백50명은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인이며 이외에도 많은 부상자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고는 메카에서 10㎞ 떨어진 미나에서 이날 낮 12시40분쯤 악마를 상징하는 기둥을 향해 돌을 던지는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노약자들이 넘어지자 뒤따르던 순례자들이 이들을 덮치면서 참사로 이어졌다. 마호메트가 메카 외곽 미나평원에서 악마에게 돌을 던진데서 유래한 이 의식은 90년 1천4백여명, 94년 2백70여명의 사망자를 냈었다.
일생에 한번 메카 메디나 예루살렘 등 3대 성지를 방문하는 것은 이슬람교도의 5대 의무 중 하나로 매년 대략 2백여만명의 신자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찾고 있다. 특히 신자들은 성지순례 도중 사망하는 것도 순교로 생각하기 때문에 매년 반복되는 참사에도 불구하고 위험스러운 순례행사는 강행되고 있다.
〈정성희기자·미나AFPDPA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