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全大]「6인 총재단」 역학구도

  • 입력 1998년 4월 10일 19시 57분


한나라당 실세들이 ‘4·10’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전면에 나섬에 따라 당의 체질과 운영방식도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신설된 6인 총재단회의가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전망이다. 조순(趙淳)총재와 이한동(李漢東) 김윤환(金潤煥) 이기택(李基澤) 신상우(辛相佑) 김덕룡(金德龍)부총재 등 이회창(李會昌)계를 제외한 각 계파 수장 또는 ‘대리자’가 모두 참여하기 때문이다.

1주일에 한번씩 열릴 총재단회의는 사실상 ‘합의제’로 운영되리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개정된 당헌 당규는 단일지도체제를 채택, 총재가 부총재들과 ‘협의’를 거쳐 당무를 처리토록 하고 있지만 부총재들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당을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차기총재 경선 전까지의 ‘과도체제’에 불과한 총재단을 구성하고 있는 실세들은 곧바로 차기당권을 위한 연대와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자리를 내놓은 이한동부총재는 국회부의장과 부장검사 내무장관 등 입법 사법 행정의 요직과 집권여당의 원내총무를 세차례 역임한 5선의원으로 범당권파의 총재단일후보를 노리고 있다.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만든 일등공신으로 이회창후보를 내세워 세번째 ‘킹메이커’를 노리다 실패한 김윤환부총재도 차기당권 장악을 통한 재기를 벼르고 있다.

4·19세대로 14대까지 7선의 화려한 경력을 소유한 이기택부총재는 90년 이후 내리 6년간 야당 당수를 역임했다.

김영삼전대통령과 30년 넘게 인연을 맺어온 신상우의원은 당내 최다선(7선)의원 중 한 명으로 이번에 민주계 몫으로 부총재자리에 올랐다.

김덕룡부총재는 김영삼정부에서 정무1장관과 여당사무총장 등을 거친 중진으로 수도권의 민주계와 개혁성향의 초 재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탄한 계보를 꾸리고 있다.

이와 함께 당3역도 과거보다 훨씬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무총장의 경우 전보다 많은 ‘상전’을 모시게 됐지만 당내 역학관계상 ‘거중조정역’을 맡을 수밖에 없어 오히려 힘이 강화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당대회 직후 경선을 통해 뽑힐 원내총무도 막강한 권한을 지닐 전망이다. 거대야당의 총무로 전권을 가지고 대여(對與)협상과 투쟁을 진두지휘할 것이기 때문.

〈문 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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