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보다 더 큰 문제는 화재나 압사 등 대형사고. 지난 해에도 메카의 텐트촌에서 불이 나 3백43명이 사망했다. 90년에는 1천4백26명이 순례지의 좁은 터널속에서 뒤엉킨 채 숨졌고 94년에도 같은 사고로 2백70명이 죽었다.사우디당국은 사고를 막기 위해 △가스난로 취사금지 △방화텐트 설치 등의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순례객 수가 워낙 많아 통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는 아랍국가 사이에 정치적 갈등을 낳기도 한다. 87년에는 이란의 반미(反美) 순례자들이 사우디경찰과 충돌해 양측에서 6백75명이 사망했다.
수십만명의 남녀 순례자들은 지난 주 메카에 있는 카바(석조신전)를 돌며 ‘하지’의 시작을 선포했으며 7일부터는 80만 마리의 양과 낙타를 알라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등의 거창한 종교의식이 시작된다.
〈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