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발바리 이상윤 「차범근사단의 수호천사」

  • 입력 1998년 4월 2일 20시 02분


차범근감독에게 이상윤(29·일화)은 어떤 존재일까.

차감독은 서슴없이 그를 “나의 ‘수호 천사’”라고 부른다.

그만큼 이상윤은 위기때마다 차감독과 한국축구를 구해낸 ‘그라운드의 천사’.

그가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라”는 차감독의 호출을 받은 것은 지난해 6월.

건국대를 졸업하고 90년 프로축구 일화팀에 입단한 그는 93년 프로축구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하는 등 이름을 날렸지만 국가대표로서는 활약이 미미했다.

90년 태극 마크를 달았지만 대표팀을 들락거리며 월드컵 본선에는 단 한차례도 출전하지 못한 것. 황선홍 홍명보 하석주 등 동기생들이 월드컵에서 활약할 때 그저 TV만 지켜봐야 했던 그는 차감독의 부름을 받는 순간 98프랑스월드컵 무대를 반드시 밟아보겠다는 각오를 가슴 깊이 다졌다. 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을 했고 고비때마다 결정적인 골을 뽑아내며 활약했다.

지난해 9월12일 벌어진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크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초반 상승세에 불을 붙인데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세번째 골을 넣는 등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1일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그는 선제골을 터뜨림으로써 한국축구가 일본전 2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나는데 첨병을 맡았다.

그가 국가대표팀에서 뒤늦게 빛을 발할 수 있게 된데는 ‘차범근 사단’에 합류한 뒤 단점으로 꼽히던 체력이 부쩍 보강됐기 때문. 대표 선수중 발재간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1m70, 66㎏의 다소 가냘픈 체격과 약한 체력이 문제됐던 그는 강훈련으로 약점을 보강하고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3일부터 시작되는 유럽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그는 “최선을 다해 월드컵에서도 맹활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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