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민원점검]용인 수지 『학교는 언제 세우나』

  • 입력 1997년 7월 3일 08시 26분


경기 용인시 수지읍 죽전리 수지지구. 한때 엄청난 투기 바람이 불었던 이 지구에는 지난달 24일 동성 벽산아파트 등에 입주가 시작돼 오는 98년말까지 7천8백여 가구가 입주를 마친다. 이 대규모 아파트단지에 학교는 대지초등학교 한 곳뿐이며 다른 초등학교 한 곳의 부지 일부가 매입된 상태. 그러나 용인시가 죽전리 지역에 당초 지정한 학교는 △초등학교 3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2곳 등이다. 1차로 올해말까지 3천2백여 가구가 입주할 경우 「교육대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당장 기존의 대지초등학교 외에 초등학교 1개와 중학교 1개가 더 필요하지만 부지도 매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학교신설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다급해진 용인교육청은 일단 대지초등학교에 10개반을 증설, 2부제 수업을 실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아파트단지에서 대지초등학교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 걱정이 태산이다. 여기에다 노선버스도 다니지 않는다. 주민들은 『학교증설문제도 해결하지 않고 어떻게 아파트단지 건설허가가 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무책임한 시정을 비난하고 있다. 죽전리 B공인중개사무소의 이모씨(28)는 『이 지역 아파트 대부분은 20∼30평형으로 입주예정자의 상당수가 초중학생을 자녀로 둔 젊은 부부』라며 『이들 중 반수 이상이 학교문제로 고민하다 입주를 포기, 전세를 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이 학교건설예정부지의 매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지난 94년 수도권 정비계획법이 개정되면서 죽전리 지역이 준농림지역으로 지정됐기 때문. 준농림지역은 토지 매매가 개인자격으로 이루어져 아파트 건설업체가 학교예정부지를 매입, 교육청에 매각해야 하는데 건설업체와 토지소유자들 사이에 가격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용인시는 오는 8월말까지 부지매입이 안될 경우 감정평가액에 따라 토지를 사들이는 토지수용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 용인시의회 金容奎(김용규)의원은 『토지수용절차 실시에 토지소유자들이 불복해 법적대응에 나서면 결론이 쉽게 나지 않을 것』이라며 『부지매입문제 해결이 늦어질 경우 교육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용인〓이명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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