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뒤안길]쉬쉬해서 될 일인가?

  • 입력 1997년 7월 1일 20시 11분


지난달 30일 외무부와 해양수산부는 일본의 한국어선 나포사건을 뒤늦게 출입기자들에게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외무부와 해양수산부는 6월 8,9,15일에 발생한 이 사건을 그동안 공개하지 않고 「쉬쉬」해왔다. 그러다가 한 수산전문지의 보도로 이 사실을 알게된 기자들이 추궁하자 마지못해 설명에 나선 것. 이 과정에서 해양수산부는 이미 일본측이 석방한 어선을 석방하라고 촉구하고 나서 망신살을 샀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전 「일본영해침범 나포어선 석방추진」이라는 설명자료를 통해 『일본측이 직선기선영해를 일방적으로 선포하고 이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우리 어선 4척을 잇따라 나포했다』며 『이 가운데 1척은 석방됐으나 3척은 계속 억류하고 있어 이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한시간도 안돼 『억류돼있는 것으로 알려진 3척 가운데 909대동호는 지난 13일 석방됐다』며 『따라서 현재 억류돼있는 우리 어선은 2척』이라고 수정했다. 그동안 나포어선의 동향 파악에 얼마나 무관심 했는지를 입증하는 예다. 외무부도 뒤늦게 기자들에게 그간 외교경로를 통해 서너차례에 걸쳐 항의했으며 나포된 선박과 선원의 즉각 석방등을 일본측에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동안 일본측의 잇단 한국어선나포 사실을 「쉬쉬」해온 데 대해서는 『일본정부와의 접촉을 통해 조용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였다』고 변명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기본인식이 없음은 물론 우리 선원 19명과 어선 2척이 보름이 넘도록 일본에 억류돼있는 중차대한 사건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에 대해서도 전혀 관심이 없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사건」이었다. 〈문 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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