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고베참사 재현」악몽 시달려…3일이래 强震 36회

  • 입력 1997년 3월 7일 19시 56분


[동경〓권순활 특파원] 웬만한 지진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일본 사회가 요즘 「제 2의 고베(神戶) 대지진」이 엄습할지 모른다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페루주재 일본대사관 점거사건이나 정기국회 등 주요 현안에도 불구, TV뉴스의 첫 기사가 지진관련 뉴스인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지진발생을 사회면 1단기사로 처리하거나 아예 무시하던 신문들도 연일 크게 보도하는 등 언론들의 관심과 우려도 대단하다. 일본이 이처럼 지진 공포에 시달리는 것은 도쿄(東京) 남서부의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를 중심으로 지난 3일 이후 연일 발생하고 있는 지진을 심상치 않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3일부터 7일 오전까지 닷새간 관측된 총 지진 발생건수는 6천여회. 이중 진도(震度)3.0∼5.5의 강진만 해도 36회나 되며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지진은 2백30여회나 됐다. 워낙 지진에 대비한 준비와 훈련이 잘 된 일본이어서 직접적인 피해는 적은 편이다. 지진이 발생한 지역도 이토(伊東)시 등 이즈 반도는 물론 도쿄 등 간토(關東)지방과 도호쿠(東北)지방까지 확대되고 있다. 일본 당국 역시 이번 사태를 심상치 않게 판단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미 이즈반도의 진앙지에 대한 특별감시에 들어갔고 해양과학기술센터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해저에 지진발생을 관측하는 특수카메라를 설치했다. 앞으로 지진 움직임과 관련, 지진활동이 조만간 그치리라는 전망과 더 심각한 지진이 닥쳐올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일본 열도 전체가 입시를 앞둔 수험생과 같은 초조한 심정으로 자연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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