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보완/각계의견]『큰 방향 「저축장려」쪽으로』

  • 입력 1997년 3월 6일 19시 55분


[허승호·임규진·이용재기자] 금융실명제를 보완하겠다는 姜慶植(강경식)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경제계는 기업을 중심으로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과거를 들추는 식의 실명제는 곤란하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으며 숨어있는 자금을 양성화해 산업자금화하자는 의견이 대세였다. 반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경기침체의 원인을 실명제에서 찾는 것은 잘못이며 실명제는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金泰日(김태일)전경련이사, 嚴基雄(엄기웅)대한상의이사〓실명제의 당초 의도와는 달리 지하자금규모가 커지는 등 부작용이 있었다. 뒤늦게 실명화하는 자금에 대한 조세부담을 낮춰준다든가 무기명 장기채권을 발행하는 등 지하자금이 양성화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지하자금을 양성화한다면 사용목적이 한정된 「SOC장기채권」 「벤처기업지원 장기채권」 등의 형식으로 흡수해야 하며 자금의 나눠먹기식 운용을 방지하기 위해 국채형식으로 발행해야 한다. 7∼8%의 금리로 20년정도의 상환기간을 정해 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성명서〓강부총리의 발언은 신한국당이 꾸준히 제기해온 그나마 불완전한 금융실명제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다. 93년 실명제 실시이후 94, 95년에는 9%의 고성장을 이룬 만큼 경기침체의 원인은 실명제가 아니며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실명제는 차명거래를 허용하고 예금비밀을 과도하게 보호, 지하자금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실명제는 강화돼야 한다. ▼재경원 및 통산부관계자〓실명제는 정치적 목적에 의해 제정된 측면이 있다. 과거를 들추는 식의 실명제는 곤란하다. 보완방향은 △서민경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저축에 대해 보다 많은 인센티브를 주며 △산업자금화하는 쪽으로 추진돼야 한다. ▼鄭雲燦(정운찬)서울대교수(경제학)〓실명제로 사채시장과 저축이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사금융도 필요에 의해 생겨난 것이며 이를 죄악시하면 안된다. 사채시장이 원활하게 움직이고 저축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보완이 돼야한다. ▼업계〓보완을 환영한다. 지하자금이 양성화되어 제도권에 흘러들어오면 자금공급이 늘어 금리가 다소나마 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유망중소기업들에는 이번 조치가 큰 힘이 될 수 있다(현대그룹관계자). 30조원으로 추정되는 지하자금을 끌어내고 자금출처를 따지지 말아야 한다. 실명제보완대책으로 자금회전율이 높아지게 되면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예비자금 2천억∼3천억원선을 생산에 투입할 계획이다.(대우그룹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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