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DJ 전력시비」허대범의원 질문 포기

  • 입력 1997년 3월 3일 19시 59분


[이원재 기자] 3일 국회 본회의는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총재의 사상을 비난하는 신한국당 許大梵(허대범) 李龍三(이용삼)의원의 대정부질문 원고내용을 둘러싼 논란으로 한때 공전가능성이 점쳐졌으나 파행으로 치닫지는 않았다. 우선 야당이 더 이상 색깔론의 확산을 원치 않아 실력저지를 하지 않았고 신한국당도 총리임명 국회동의를 앞두고 원만한 국회운영이 필요해 두 의원에게 관련내용 수정을 당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의원이 당의 요청을 수용하긴 했지만 허의원은 대정부질문을 거부하는 등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이날 마지막으로 등단한 허의원은 먼저 『헌법기관이자 국민대표인 의원이 근거있는 자료로 성심껏 준비한 질문내용을 시비대상으로 삼고 정치쟁점화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의회민주주의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야당을 맹공했다. 그는 이어 『군통수권을 갖는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의 사상적 경력은 철저히 검증돼야 하며 국가지도자의 안보관은 국가존립의 절체절명의 과제로 어떤 자질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허의원은 『당지도부의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대정부질문을 왜곡할 우려가 있고 야당의 반의회적 작태를 지속시키게 된다』며 40분간 예정된 대정부질문 거부를 선언하고 5분만에 연단에서 내려가 버렸다. 이에 앞서 네번째로 등단한 이의원은 『원고내용을 문제삼아 국회가 하루 공전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정의 원만한 운영과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해 그 부분은 발언에서 생략함을 양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의원도 안기부법 개정에 반대하는 김총재의 안보관을 문제삼은 부분은 그대로 낭독, 국민회의 의석에서 야유와 고함소리가 터져나오며 본회의장은 한동안 소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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